尹정부 첫 대법관 누가?..이균용‧오석준‧오영준 3인 압축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으로 임명할 대법관 후보군이 이균용 (59·사법연수원 16기) 대전고법원장, 오석준 (59·19기) 제주지법원장, 오영준 (52·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3명으로 압축됐다. 법조계에선 이번은 정권 교체 이후 첫 대법관 인선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 대법원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용기 있는 사법부” 이균용 對 尹 친분·소통 오석준 對 ‘딕셔너리’ 오영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14일 오후 비공개 회의를 열고 대법관 후보자 21명 가운데 이균용 고법원장, 오석준 법원장, 오영준 고법 부장판사 3인으로 후보를 압축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오는 9월 5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형 대법관(57·18기)의 후임이 된다.
이균용 고법원장은 지난해 2월 고법원장 취임 당시 그 무렵 있었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파문’과 관련 “사법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등 재판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내렸다”며 “정치권력, 여론몰이꾼, 내부의 간섭 등 부당한 영향에 의연한 자세로 용기 있는 사법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쓴소리로 법관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경남 함안 출신으로 부산 중앙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서울민사지법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남부지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오석준 법원장은 특히 법원 내 윤 대통령과 친분이 가장 두터운 인물로 손꼽힌다. 경기 파주 출신으로 광성고와 서울대 법학을 나온 오 원장은 199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2차례나 맡을 정도로 언론 및 대국민 소통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 파기환송심을 맡아 징역 20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오영준 부장판사는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을 모두 지낸데다 총 7년 가까이 대법원에서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는 등 법리에 무척 밝다는 평가가 많다. 대전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민사법원(현 서울중앙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특허법원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쳤다. 한 판사는 “딕셔너리’(dictionary‧사전)라고 불리던 전직 대법관과 비견될 정도로 법리에 해박하다”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킹크랩 댓글 조작’ 사건 2심 주심을 맡았던 김민기 부산고법 판사와 부부다.
서울대·50대·남성 판사…“‘보수‧안정’ 인사 될 것”
김 대법원장은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3명 중 1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한다. 윤 대통령이 김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를 요청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표결한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윤 대통령이 정식 임명한다.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진보·여성 안배·기수 파괴’ 기조 대신 ‘보수·안정’을 택하는 인사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추천받은 후보 3명은 모두 서울대 출신 5‧60대 남성으로 30년 안팎의 법관 생활을 한 정통 법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새 정부 1호 대법관 인선인 만큼 김명수 대법원장의 의견보다는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번 차기 대법관 인선 절차를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대법관 교체가 연달아 이뤄진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 대법관 14명 가운데 13명을 임명할 수 있다. 헌법재판관 9명 모두 윤 대통령 임기 내에 교체된다.
한편 이날 추천위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대법관 후보 검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 장관은 “대법관의 경우 과거 민정수석을 비롯한 행정부에서 인사검증 대상이 아니었고, 인사정보관리단의 역할은 과거 민정수석실의 1차적 기능만을 갖고 온 것이기 때문에 이에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복심인데다 사법행정권 남용(이른바 사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한 한동훈 장관이 최고 법관 후보자의 인사검증까지 맡을 경우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발 기류가 있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못때리면서 기강잡고 X랄"…공포의 제자, 교사 888명 때렸다
- 벗고 자는 아내 보고 '성폭행' 오해…동료 살해 40대의 한마디
- 고교생에 마약 먹여 성매매 강요…반신불수 만든 20대 결말
- "술병 깼네, 변상할게요"…편의점 떨게 한 10대들 수법
- 클럽 다녀온 뒤 코로나 걸린 줄…SNS 난리난 '강남 역병' 정체
- 구속된 마약남 충격…“펜타닐? 미쳤다” 경고했던 그 래퍼였다
- "김건희, 버버리서 3000만원 결제" 가짜 목격담에…경찰 수사
- "그들이 언제 청년정치 했나"…이준석·박지현 이유있는 자멸
- 나경원도 못간 취임식 그는 갔다…尹정권 흔드는 보수 유튜버
- 탑건, 내겐 오락영화 아니다…'음산한 묵시록'으로 느낀 이유 [이란 전문 변호사 신동찬이 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