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입 연 이재명 "마음 정리됐다"..17일 당대표 출마할 듯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를 뽑는 8·28 전당대회에 출마할 지를 놓고 그동안 입장을 뚜렷히 밝히지 않았던 이재명 의원이 14일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여러가지 생각도 해서 마음의 정리는 됐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출마)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 내의 ‘이재명 불출마’ 요구에 대해선 “다양성이라는 게 당의 본질이기 때문에 (출마에 대한) 의견이 다른 것은 시너지의 새로운 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의 발언을 두고 당 내에선 “당 안팎의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출마의 명분을 쌓았으니 ‘이제는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당직자)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이 의원은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거나 “묵언수행 중”이라고만 했다.
이 의원은 17일 제헌절을 출마선언일로 잠정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 대표 후보등록 기간(17~18일) 중 첫날이다. 이 의원 측 인사는 “제헌절에 출마선언을 하는 것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출마를 위한 실무작업도 시작했다. 이 의원 측은 지난 13일 대선 캠프 출신 실무진으로 구성된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 또 ‘민생’을 키워드로 삼은 출마선언문도 손질하고 있다. 당 내에선 “평소 이 의원이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 등에 대한 윤석열 정부 대응책을 비판해온 만큼, 민생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의원은 14일 “민생이 어렵고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 민주당이 국민들의 더 나은 삶, 고통 없는 더 안전한 삶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 측은 출마선언 당일 기자 질문에 대한 사전답변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의원의 출마는 지난달부터 민주당 내에선 기정사실로 간주됐다. 이 의원이 직접 ‘당원 밭갈이 운동’이라고 불리는 신규당원 가입 독려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강성 지지자들이 트위터에서 “당원 가입을 했다”는 인증글을 올리면 이 의원이 일일이 “또금만 더 해두때여(조금만 더 해주세요)” “참~잘 해떠요(했어요)” 등으로 답하는 식이었다.
이런 움직임은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 뒤 안정적인 당 운영을 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재 민주당 권리당원은 약 123만명인데 소위 ‘개딸(2030여성 당원)’ 등 핵심 지지층의 비중을 절반 이상 확보하겠다는 게 친이재명계의 목표다. 친이재명계 초선 의원은 “이 의원을 지지하는 열성 당원을 많이 모집해야 차후 중대한 결정을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위성정당 창당이나,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처럼 중대 사안이 전(全) 당원투표에 부쳐질 경우를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성접대 의혹 무마 시도로 지난 8일 당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최근 “당원 가입”을 외치고 있다. 그는 13일엔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자가 많은 광주를 찾아 무등산에 오른 뒤 사진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책임당원 약 80만명 중 2030세대는 약 14만명 가량이다. 이런 분들이 늘어나면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복귀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이 의원과 이 대표 모두 각 정당 내에선 ‘비주류’ ‘외부자’여서 신규당원을 통해 취약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려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강성 당원에만 기대면 당심·민심이 괴리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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