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입 연 이재명 "마음 정리됐다"..17일 당대표 출마할 듯

김효성 2022. 7. 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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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8.28 전당대회 출마가 전망되는 이재명 의원이 6.1지방선거 국면 당시 인천 계양구에서 지지자에게 손 하트를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를 뽑는 8·28 전당대회에 출마할 지를 놓고 그동안 입장을 뚜렷히 밝히지 않았던 이재명 의원이 14일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여러가지 생각도 해서 마음의 정리는 됐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출마)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 내의 ‘이재명 불출마’ 요구에 대해선 “다양성이라는 게 당의 본질이기 때문에 (출마에 대한) 의견이 다른 것은 시너지의 새로운 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의 발언을 두고 당 내에선 “당 안팎의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출마의 명분을 쌓았으니 ‘이제는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당직자)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이 의원은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거나 “묵언수행 중”이라고만 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의 한 음식점에서 시민들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트위터 캡처


이 의원은 17일 제헌절을 출마선언일로 잠정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 대표 후보등록 기간(17~18일) 중 첫날이다. 이 의원 측 인사는 “제헌절에 출마선언을 하는 것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출마를 위한 실무작업도 시작했다. 이 의원 측은 지난 13일 대선 캠프 출신 실무진으로 구성된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 또 ‘민생’을 키워드로 삼은 출마선언문도 손질하고 있다. 당 내에선 “평소 이 의원이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 등에 대한 윤석열 정부 대응책을 비판해온 만큼, 민생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의원은 14일 “민생이 어렵고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 민주당이 국민들의 더 나은 삶, 고통 없는 더 안전한 삶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 측은 출마선언 당일 기자 질문에 대한 사전답변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재명 의원이 트위터에서 당원 가입 권유를 하며 올린 글. 트위터 캡처


사실 이 의원의 출마는 지난달부터 민주당 내에선 기정사실로 간주됐다. 이 의원이 직접 ‘당원 밭갈이 운동’이라고 불리는 신규당원 가입 독려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강성 지지자들이 트위터에서 “당원 가입을 했다”는 인증글을 올리면 이 의원이 일일이 “또금만 더 해두때여(조금만 더 해주세요)” “참~잘 해떠요(했어요)” 등으로 답하는 식이었다.

이런 움직임은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 뒤 안정적인 당 운영을 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재 민주당 권리당원은 약 123만명인데 소위 ‘개딸(2030여성 당원)’ 등 핵심 지지층의 비중을 절반 이상 확보하겠다는 게 친이재명계의 목표다. 친이재명계 초선 의원은 “이 의원을 지지하는 열성 당원을 많이 모집해야 차후 중대한 결정을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위성정당 창당이나,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처럼 중대 사안이 전(全) 당원투표에 부쳐질 경우를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8일 당에서 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뉴스1


상황은 다르지만 성접대 의혹 무마 시도로 지난 8일 당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최근 “당원 가입”을 외치고 있다. 그는 13일엔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자가 많은 광주를 찾아 무등산에 오른 뒤 사진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책임당원 약 80만명 중 2030세대는 약 14만명 가량이다. 이런 분들이 늘어나면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복귀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이 의원과 이 대표 모두 각 정당 내에선 ‘비주류’ ‘외부자’여서 신규당원을 통해 취약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려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강성 당원에만 기대면 당심·민심이 괴리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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