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인플레가 불러온 R의 공포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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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13일 오전 9시 31분입니다.
개장 전 상승세를 보였던 3대지수 선물은 한 시간 전에 나온 6월 소비자물가지수 CPI 지표가 나온 즉시 고꾸라졌습니다.
개장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0.5%대 상승했던 나스닥 선물은 한때 2.5%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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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13일 오전 9시 31분입니다. 개장 전 상승세를 보였던 3대지수 선물은 한 시간 전에 나온 6월 소비자물가지수 CPI 지표가 나온 즉시 고꾸라졌습니다. 낙폭이 상당합니다. 개장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0.5%대 상승했던 나스닥 선물은 한때 2.5%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9.1% 상승했습니다. 예상치인 8.8%보다도 높은 숫자가 나왔고, 전월비 물가상승률도 시장 컨센서스보다 높은 1.3%를 기록했습니다.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이라는 수식어가 오늘도 쓰이게 됐습니다.
CPI에 나타난 미국 물가상황, 맥락을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한 달 새 11%가 넘게 뛴 휘발유 가격을 비롯해서 외식비도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요. 상품 분야 뿐 아니라 대중교통이나 의료 등 서비스 분야의 물가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습니다. 공급망 혼란 때문에 상품 부문에서 고물가 현상이 나타난 뒤에, 인플레이션이 서비스 분야로까지 옮아가는 현상이 2분기 들어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쉽게 정리하면 지난해 연준의 장담과 달리 미국의 고물가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잡히지 않았고, 물가 잡기도 더 까다로워지고 있구나,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가 흐름만 놓고 보면 월가 분석가들 가운데 핌코의 전 CEO이자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이 한 달 전에 예측한 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당시에 6월 CPI 상승률이 9%를 넘고,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놓인 미국 경제가 침체로 흘러갈 거라고 진단했었죠. 그 때 예측과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연준이 6월 FOMC에서 50bp 인상을 할 것이라는 엘 에리언의 예상보다 더 긴축적인 금리 인상 경로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75bp 인상)'을 택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나온 CPI 데이터는 채권시장도 흔들었습니다. 2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해 연 3.2%를 넘어섰다 현재 연 3.17%선에서 움직이고 있고요 10년물 국채수익률도 동반 상승했지만 2년물보다는 낮은 연 3.056% 수준입니다. 경기 침체 신호인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최근의 월가 흐름을 보면 I의 공포에서 R의 공포, 그러니까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쪽으로 시장 심리가 더 나빠질 가능성도 생각해야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예상보다 높은 물가는 증시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고요. 조금 더 길게 보면 연준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입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환경이 되어가는 거죠. 이게 좀 뼈아플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경기 침체를 뜻하는 단어, 'recession'이 뉴스에 언급된 횟수가 지난 6월말 들어 하루 6천 건을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팬데믹으로 실제 단기 경기 침체가 왔던 2020년 초반 이후 최다 수준입니다. 적어도 투자심리가 그만큼 좋지 않은 상황이란 걸 방증한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프리마켓에서는 예상보다 좋지 않은 2분기 주당순이익을 발표한 델타 항공이 개장 전 7% 넘게 주가가 빠진 것을 비롯해 애플과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 등이 2~3%대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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