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원장' 놓고 여야 으르렁.. "언론장악 의도" vs. "균형 맞춰야"

박현광 2022. 7. 1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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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구성 협상 최종 쟁점 부각.. 합의 못 이른 수석들, 양당 원내대표 '최종담판'에 맡겨

[박현광, 박소희 기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6월 20일 오후 국회 원구성 협상을 위해 본관 운영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행정안전위원회

한달 째 공전 중인 국회를 다시 가동시킬 마지막 퍼즐이자 최종 쟁점이다. 국민의힘 송언석·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13일 오전과 오후 두 번에 걸쳐 18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 여야 배분을 놓고 논의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헤어졌다. 또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어선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최후통첩까지 날렸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먼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통령실 등을 관할하는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무부·검찰 등을 관할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양보할 순 있지만 공영방송 등 언론 관련 사안을 다루는 과방위와 행정안전부·경찰·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관할하는 행안위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게 주된 골자였다.

특히 그는 "겸임 상임위원회인 정보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는 관례대로 여야 각각 나눠 맡자고 했다"면서도 "행안위·과방위만 민주당에 배분된다면,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에 배분될 11개 상임위(행안위·과방위 제외시 9개)를 어느 곳으로 할지 국민의힘에서 결정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했다.

진 부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은 지난 협상 과정에서도 행안위와 과방위만큼은 반드시 민주당에서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면서 "이 때문에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를 양보하는 결단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행안위와 과방위를 맡는 조건으로 그 어떤 상임위도 국민의힘이 원하는대로 할 거란 과감한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행안위와 과방위를 고집하는 배경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 목적이 있었다. 진 부대표는 "아시다시피, 윤석열 정부가 경찰장악 의도를 노골화 하고 있다. (행안부 내) 경찰국을 부활시켜서 과거 치안본부 체제로 돌아가려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고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려면 이를 소관하는 국회 행안위원장은 반드시 민주당에서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방위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여당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물러날 것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여당이)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지키려면 역시 과방위만큼은 민주당에서 고수해야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진 부대표는 "여기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면서, '행안위·과방위 사수'가 당의 최종 입장임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행안위와 과방위를 제외한 그 어떤 선택도 국민의힘의 입장을 존중할 것"이라며 "(양당) 수석 간 회동을 통해선 이 문제를 타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양당) 원내대표 간 결단, 담판을 짓자는 데 합의하고 수석 간 회동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은 행안위는 양보할 수 있지만 과방위는 민주당에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협상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다 소개할 순 없고 짐작해주시길 바란다"며 "방송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고 하는 의도가, 국민의힘에서 과방위원장을 계속 맡겠다고 고집하는 근본적 이유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즉, 행안위와 과방위 중에서도 가장 큰 합의의 걸림돌이 과방위임을 시사한 것이다.

국민의힘 "공정하고 중립적인 언론 환경 위해 여당에서 과방위 맡아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곧바로 맞불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오히려 방송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과방위를 국민의힘이 가져와야한다고 주장했다.

송 수석은 "지난 정권 5년 동안 굉장히 언론이 심하게 표현하면 엎어진 운동장이었다.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언론 환경을 위해선 여당이 과방위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민주당은 절대 다수당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우리는 마음을 먹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우리가 과방위를 가져와야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행안위·과방위 확보를 위해 운영위·법사위도 양보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굉장히,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그는 "법사위는 오랜 국회 관례상 국회의장을 배출하지 않은 정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다.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그동안 관례적으로 맡았다"면서 "(의석수가) 소수이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당연히 맡아야 할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마치 양보한 것처럼 얘기하면서 그 대가로 행안위와 과방위를 가져가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 조직 근본에 해당하는 행안위와 과방위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에서 맡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지만 민주당에도 여러 이유를 들면서 자기들도 꼭 해야겠다고 하니, 전체적인 원 구성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행안위를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방송장악 의도로 과방위를 고집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무런 의도가 없다. 그동안 소수당으로서 비애를 맛 봤던 국민의힘은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는 입장에서 과방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중도 사퇴는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송 부대표는 "한상혁 위원장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이나 이념과 많이 다르신 분이고 윤석열 정부가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오히려 방해가 되는 상황"이라며 "누차 강조했지만 한상혁 위원장은 본인 스스로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리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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