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뒤집혔다"..3년 만에 무너진 '리니지 아성'

정호진 기자 2022. 7. 1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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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시장, 격변의 징조 3가지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신동호 기자]
<앵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판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리니지로 대표되는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이른바 3N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흥 강자들이 부상하고 있다고 하는데, 시장 판도는 무엇이 갈랐고, 어떻게 달라지는지 신동호, 정호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모바일 게임시장의 순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신동호 기자가 정리했죠?

<기자>

우선 지난 2020년부터 집계된 국내 모바일 앱 마켓 게임 매출 순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3년간 줄곧 1, 2위는 리니지 시리즈가 차지하며 독주체제를 이어왔습니다.

한때 넷마블의 `제2의 나라`가 매출 1위에 올랐던 적이 있으나, 잠시뿐이었습니다.

넥슨의 `V4`와 `바람의나라: 연`도 출시 후 리니지 시리즈에 도전했으나 끝내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결국 1, 2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상위 10위 안에는 `3N`의 게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앵커>

리니지의 아성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 게임 순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죠?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해 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변화가 조금씩 감지됐습니다.

그 가운데엔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있었습니다.

앞서 봤듯이 다양한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돈을 많이 쓸 정도로 소비력이 높은 이른바 `린저씨`들이 생기면서 꿋꿋이

1, 2위 자리를 지켰는데 그 순위가 바뀐 겁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월간 통합 매출 1위에 올랐습니다.

이후 또다시 리니지 시리즈가 1위 탈환을 했지만, 오딘은 꾸준히 상위 순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다가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가 나오면서 모바일 게임순위의 판이 흔들리고 있는겁니다.

`MMORPG`가 장악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캐릭터를 수집하는 이른바 `서브컬처` 장르인 우마무스메가 단시간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리니지W`, `리니지2M`을 모두 제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매출 상위 순위에 3N의 게임이 많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3년간 1, 2위를 선점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리니지 시리즈의 아성을 깨고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됩니다.

<앵커>

네 신동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전통의 강호라고 할 수 있는 3N,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이들 게임사 입지가 갑자기 왜 흔들리는 겁니까 정 기자?

<기자>

설명드리기 위해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는데요.

첫 번째 키워드는 리니지 이용자의 `고인물`화입니다.

<앵커>

고인물이라면 물이 고였다. 그러니까 새로 시작하는 이용자들 없이, 기존 이용자들만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리니지가 성을 얻기 위해 서로 전쟁하는 이른바 `쟁` 게임인만큼 신규 이용자가 유입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용자 간에 전쟁을 진행하는데 상대가 너무 강하다 보니 이들을 따라잡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돈이 엄두가 나지 않는 겁니다.

여전히 매출 1위를 지킬 만큼 기존 이용자들의 매출 충성도는 높지만, 이들이 게임을 떠나면 새로운 구매자가 많지 않은 구조인 셈입니다.

<앵커>

돈을 쓰는 사람은 확실히 쓰지만, 한 명만 떠나도 타격이 크다 이런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드리고 있는 얘기는 예전부터 나온 얘기였지만, 리니지W의 사례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리니지W의 이용자 순위는 출시 당시에 비해 140계단가량 내려앉았는데, 매출도 지난 분기에 비해 40% 감소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도 이용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요.

엔씨도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성장에 필요한 재화를 줄이고,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고 있지만 기존 이용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나오는 만큼 손대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앵커>

새로운 유저들이 유입되기 어려워졌다는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뭔가요?

<기자>

두 번째 키워드는 `사라진 넷마블`입니다.

넷마블은 지난 2012년, 3N 가운데 가장 먼저 모바일게임에 눈을 돌렸습니다.

`다함께 차차차`부터 `몬스터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는데 현재는 브리핑에서 보신 것처럼 10위권 내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습니다.

대형 신작의 부재가 이유로 꼽히는데, 기대작인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지난 2019년에 처음 공개됐지만, 이달 말에나 출시할 예정이고요.

또 한 가지 이유로는 블록체인 사업에 넷마블이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넷마블 출시 예정작 절반이 블록체인 게임이라면서요. 성공 공식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황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넷마블의 경우 검증된 IP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힌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전략입니다.

이미 출시한 블록체인 게임 A3의 경우 흥행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출시를 앞둔 신작들도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습니다.

<앵커>

넷마블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거군요. 마지막 세 번째는 뭔가요?

<기자>

흡수와 개척입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은 기존 리니지 유저층을 흡수했습니다.

리니지와 유사한 전쟁 게임이지만 적은 과금으로도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고, 실제로 출시 초부터 리니지 랭커 출신의 이용자들이 높은 순위권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우마무스메는 실제 경주마를 본뜬 캐릭터를 육성하는 게임으로, 서브컬쳐 문화를 즐기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을 공략했습니다.

리니지W의 이용자는 3040 이용자가 66%를 넘겼지만, 우마무스메의 이용자 중 46%가 20대 남성이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거죠.

이외에도 넷마블과 달리 위메이드, 컴투스의 경우 기존 IP를 바탕으로 출시한 게임들이 호응을 얻으며 새로운 도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신흥 게임업체들이 3N의 유저들을 흡수하고 있고,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도 더 활발하다는 거네요.

3N의 입지가 흔들리는 세 가지 이유 분석해봤는데, 실제 이런 판도가 주가 전망을 바꿔놓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증권사들도 매출 현황과 거시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목표주가를 고쳐잡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35%까지 내려 잡기도 했는데요. 리니지W의 매출 감소가 가장 큰 이유였고, 신작 출시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습니다.

넷마블의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2분기에도 넷마블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하반기 신작의 실적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증권가에선 국내 게임주들이 현재 저평가됐다며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현재 금리 인상을 비롯해 성장주들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점은 투자에 참고하셔야겠습니다.

<앵커>

IT바이오부 신동호, 정호진 기자였습니다
정호진 기자·신동호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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