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사진 당사에 걸자" 권성동에..중진들 "시대착오적" 발끈

이해준 2022. 7. 1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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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당사 등에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을 걸자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제안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조경태, 김태호 등 중진 의원이 13일 잇달아 반대 의견을 내며 반발하고 있어서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상선 기자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는 5선의 조경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사진 설치 논의에 대해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지금 대통령 사진을 거는 데 신경 쓸 게 아니라 폭염과 고물가에 고통받는 국민들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윤 대통령의 사진 게재 여부에 당력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조경태 의원. 연합뉴스

그는 권 대행 체제와 관련, “권력이 원내대표한테, 특정 한쪽으로 완전히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권력이 한쪽으로 너무 집중되지 않는가 하는 우려들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태호 의원은 SNS를 통해 최근 대통령·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에 “민심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당사에 대통령 사진을 거는 게 급선무가 아닐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지금 대통령과 정부는 물가 잡기 등 경제 위기 대응에 여념이 없다”며 “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고 대통령과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더 잘 부응하도록, 권성동 직무대행이 중심을 잘 잡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연합뉴스


조경태 의원과 김태호 의원은 모두 차기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권 대행과 잠재적인 경쟁 관계다.

국민의힘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현직 대통령 사진을 당 대표실 등에 걸었으나, 탄핵 등을 거치며 모두 사라졌다. 그러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17년 11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을 여의도 당사에 걸었다. 고인이 된 대통령 사진만 걸고 있는 셈이다.

권 대행의 사진 설치 제안은 지난 11일 비공개 최고위 때 시·도당 등이 요청한 윤 대통령의 사진을 중앙당이 발송하는 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과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될 수 있어 최종 결정은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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