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통령 야반도주 후 시위 격화..총리, 비상사태 선포
경기 위기가 촉발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인해 13일 몰디브로 도피한 고타바야 라자팍사(73) 스리랑카 대통령이 이날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명했다고 스리랑카 국회의장이 밝혔다. 그러나 시위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전국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콜롬보 인근에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대통령 도피 후 스리랑카는 극한 혼란에 빠졌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라자팍사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면서 헌법에 따라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오늘 내가 그의 사직서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수천 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콜롬보 외곽 총리실 앞으로 몰려가 총리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했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와 대치 중이다.
스리랑카는 지난 5월 외채 이자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를 선언했고, 신용 거래가 중단되면서 석유 등 필수품 수입이 사실상 끊겼다.
이에 반정부 시위대가 지난 9일 라자팍사 대통령과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대통령 관저와 총리실 등을 점거했다.
앞서 스리랑카 공군은 13일 라자팍사 대통령이 공군기를 이용해 몰디브 수도 말레로 떠났다고 발표했다. 시위대는 대통령을 도피시킨 군을 향해서도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도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라자팍사 대통령은 몰디브를 거쳐 제3국으로 도피할 것으로 전해졌다.
몰디브 정부는 라자팍사 대통령이 현직 스리랑카 대통령이기 때문에 몰디브에 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은 13일에 물러나겠다고 했으나, 아직 공식 사직서는 제출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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