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14~15 이재명 지시사항 사라졌다..대장동 의혹 그때
경기도 성남시가 보관하고 있던 시장·부시장 지시사항 원본 자료 중 일부를 누군가 고의로 폐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한 성남시 인수위원은 “2014~2015년 시장·부시장 지시사항 원본만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누군가 폐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중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성남FC가 생기고, 대장동·백현동 등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던 시기다.
2014~2015년 지시사항 자료만 없어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상화위원회는 지난 달 성남시에 ‘2010~2022년 시장·부시장 지시사항 원본 자료’를 요청했다.시장과 부시장이 간부회의에서 한 이야기나, 각 부서에 개별 지시한 내용을 정리한 문서다. 이 문서는 최종적으로 시장과 부시장에게 결재를 받는데 이 과정에서 추가 지시가 이뤄지기도 한다.각 지자체는 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라 단체장 지시사항을 포함한 제 문서의 원본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그런데 성남시는 최근 2010~2013년, 2016~2022년 지시사항 원본 문서 파일만 인수위원회에 제출했다. 인수위원회가 거듭 나머지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2014년과 2015년 지시사항 관련 원본 문서 파일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2014~2015년은 이 의원이 성남시 재선 시장으로 재임했을 때다. 2014년 당시 기업 구단이었던 일화 축구단이 시민구단인 ‘성남FC’로 전환됐다. 같은 해 1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7월엔 대장동 개발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이 설립됐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아시아디벨로퍼가 이 의원의 성남시장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인섭씨를 영입한 뒤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용지를 매입한 시기는 2015년 2월이다. 성남시는 같은 해 4월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했다.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이들 사업 등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성남시는 원본 문서 파일 대신 시장·부시장 지시사항 알림 공문을 인수위원회에 제출했다. 지시사항 알림 공문은 직원들에게 배포하는 것이라 단체장 등이 결재하면서 추가로 지시한 내용 등 상세한 내용은 담기지 않는다고 한다. 중앙일보가 확보한 2014~2015년 시장·부시장 지시사항 알림 공문엔 이 의원이 ‘대장동·제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위탁 추진하라(2014년 3월 도시개발사업단 개별지시사항)’고 당부한 내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성남시장 인수위 “이재명 의원 책임”
고의 폐기 의혹을 제기한 인수위원은 “이 의원이 시장으로 재임하던 시기는 백현동 개발사업 방식 변경 관련 내부 검토 문건도 없고, 사용하던 공용 폰도 반납하지 않는 등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공문서에 대한 관리·감독의 총책임자였던 이 의원이 책임있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인수위원회는 시장·부시장 지시사항 원본 문서가 사라진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 기관에 추가로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남시도 원본 문서 파일 일부가 사라진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인수위원회의 요청으로 원본 문서 파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2014~2015년 시장·부시장 지시사항 문서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당시 업무 담당자나 이후 담당자도 원본 문서 파일이 사라진 이유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 측은 “해당 문서에 대한 관리·감독은 성남시의 일”이라며 “인수위원회가 트집 잡을 일이 없어서 이런 터무니없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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