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50대도 4차 접종, 먹는 치료제 94만명분 추가 도입
코로나19 유행이 확산세로 돌아선 가운데 13일 신규 확진자 수는 두 달여 만에 4만 명대로 급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 266명 늘어 누적 1860만 2109명이 됐다고 밝혔다. 하루 확진자 수가 4만 명을 넘긴 것은 지난 5월 11일(4만 3908명) 이후 63일만이다. 지난주의 2.1배, 2주 전의 3.9배로 더블링(2배로 증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는 9월 말 하루 확진자 수가 18만5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재유행에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백신 접종과 먹는 치료제 처방을 적극적으로하고, 치료 병상을 충분히 확보해 위중증 환자·사망자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50대·기저질환자, 4차 접종 확대…"위중증·사망 예방 효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이날 4차 접종 권고 대상을 '50대 이상'과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접종 대상 감염취약시설에 장애인·노숙인 시설도 포함 시키기로 했다. 접종 대상 연령이 기존 60세 이상에서 50대까지 확대되면서 대상자는 약 857만 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0대 등 새로 추가된 4차 접종 대상자에 대한 접종은 오는 18일 시작된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50대는 기저질환율이 높고,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치명률도 40대 이하에 비해 높으며 3차 접종 후 4개월 이상이 경과한 사람이 96%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49세 이하는 4차 접종을 원하더라도 당분간 맞을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선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이 강력한 BA.5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신은 감염 자체를 막아주는 효과는 떨어진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백신의 중증·사망예방효과가 높고 장기간 유지된다고 설명한다. 임을기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위험군 대상 연구 결과, (4차 접종의) 중증 예방효과는 3차 접종 대비 50.6%, 그리고 사망 예방효과는 53.8%가 더 높다"고 밝혔다.
면역 회피 특성을 지닌 BA.5 변이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4차 접종 확대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은 맞을수록 감염 예방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이 짧아지는데,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백신 위주의 재유행 대책이 나온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부실드(예방용 항체치료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8% 수준인 팍스로비드 처방률을 높이는 등 치료 위주의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0대로 대상을 확대해도 실제 접종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새 정부가 집권하면 부작용 보상 문제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하지 않았다"면서 "사람들이 맞지 않는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50대로 늘려도 접종률을 높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기준 60세 이상 4차 접종률은 대상자 대비 35.7% 수준이다.
일각에선 변이에 맞춰 새로 개발되는 개량백신이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금 4차 접종을 하면 오는 가을~겨울 방대본은 이에 대해 "개량백신 개발과 도입 일정은 불확실성이 높고, 제약사가 말하는 일정을 온전히 믿을 수는 없다"라며 "재유행을 앞둔 상황에서 4차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 지속 기간이 짧더라도 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접종 대상은 미루지 말고 지금 접종하길 권고한다"라고 설명했다.
종합병원에서도 먹는 치료제 처방 가능
정부는 백신 접종으로 항체 형성이 어려운, 혈액암, 장기이식 등 중증면역저하자를 위해 8월 둘째 주부터 항체치료제 이부실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부실드는 이달 말 국내에 들어오고, 전국 205개 의료기관에 공급된다.
또 먹는 치료제 물량을 추가 확보하고 처방률을 높이기 위해 처방 기관도 확대하기로 했다.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는 60세 이상에서 중증화 위험도 63%, 사망 위험도 56% 낮추는 효과가 있다. 현재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먹는 치료제는 8일 기준 77만 8000명분이다. 백 청장은 "하루 확진자 20만 명 발생 시에도 충분히 공급 가능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유행 확산에 대비해 정부는 먹는 치료제 94만 2000명분(팍스로비드 80만 명분, 라게브리오 14만 2000명분)을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다. 오는 20일부터는 종합병원·병원급 호흡기환자진료센터까지 포함해 전국 총 1064곳에서 먹는 치료제 원내 처방이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60세 이상 환자에 우선 투약하던 것을 고위험군 중심으로 초기에 치료제를 처방할 것을 적극 권고하는 식으로 전환했다.
새로운 치료제 도입도 검토한다. 미국 제약사 ‘베루’의 중증 먹는 치료제 '사비자불린'이 대표적이다. 사비자불린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사용승인 검토 중이다. 정부는 향후 임상 효과 등을 고려해 필요하면 추가 구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 유행 확산 대비 병상·시설 확보 점검
확진자 치료 병상도 점검한다. 정부는 현재 확보된 병상으로는 하루 확진자 14만 6000명까지 대응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유행 규모에 따른 예비 병상과 시설을 준비할 계획이다. 확진자가 하루 10만 명 이상 발생하는 유행 시에는 병상 가동률을 고려해 운영 중단한 생활치료센터를 가동한다. 이를 위해 시도별로 최소 1개의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예비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주 현장점검을 하고 일반 병상으로 전환한 확진자 치료 병상을 즉시 재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또 전국 7개 권역 별로 공동대응상황실을 운영해 남은 병상을 필요한 환자에 배정하는 식으로 활용한다. 분만, 투석, 소아진료와 같이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특수환자를 위한 음압 병상도 7월 말까지 추가로 확보한다.
재택 치료를 받는 경증·무증상의 경우, 신속한 치료를 위해 내달부터는 집중관리군과일반관리군 구분을 없애고 대면 진료를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간 집중관리군으로 하루 한 차례 비대면 건강모니터링을 진행했지만, 치료제 투약 등 적정 치료 시기를 놓쳐 중증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호흡기환자진료센터 중 검사‧치료제 처방‧진료까지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을 7월 말까지 1만 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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