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면죄부 주는 윤석열 정부" 쓴소리 나온 부산수요시위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 13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부산겨레하나 주최로 부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강제징용 민관협의회 철회" 피켓을 든 참가자들. |
ⓒ 김보성 |
한국 외교부가 지난 4일 강제동원 문제 논의를 위한 민관협의회를 가동했지만, 일각에선 "일본에 면죄부만 주고 있다"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에 되레 '해결책을 갖고 오라'는 가해국 일본의 요구가 대폭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강제동원 관련 단체가 협의회에 불참한 데 이어 부산 수요시위에서도 철회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본·한국 정부 싸잡아 비판한 이유
"윤석열 정부는 한국이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일절 만나지 않겠다는 일본에 굴복해 2015년 한일'위안부' 합의보다 훨씬 후퇴한 강제동원 민관협의회를 내놓았다. 한미일 정상회담을 구걸했다는 의구심까지 든다."
13일 열린 부산 수요시위에서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까지 싸잡아 꼬집는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참가자들은 과거사 사죄는커녕 '전쟁 가능한 국가'로 나아가는 일본을 비판하는 한편, 윤석열 정부의 한일 외교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이 일본과 미국과 함께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짓밟고 군사동맹으로 나아가려 한다"라는 우려를 전했다.
부산지역의 시민단체인 부산겨레하나는 이날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서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겨레하나의 수요시위는 벌써 7번째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이 자리를 지키는(78차) 여성단체에 이어 겨레하나도 올해부터 둘째 주 수요일마다 시위를 열어왔다. (관련기사: "일본·극우세력 사죄" 부산 수요시위 확대한다 http://omn.kr/1wv8z)
▲ 13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부산겨레하나 주최로 부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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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지난 4일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등을 상대로 한 배상 문제에서 피해자·일본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겠다며 강제징용 민관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강제매각명령) 최종 판결을 앞두고 정부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이 모여 1차 회의를 개최했고 14일 2차 회의를 한다. (관련기사: 윤석열 정부, 일본과 함께 가해자 편에 섰나 http://omn.kr/1zns0)
하지만 피해당사자 일부는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며 거부를 선언했다. 소송의 원고인 양금덕 할머니를 지원하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정부의 요청에도 "피해자 동의 없는 배상은 안 된다"라며 불참했다.
박 대표 또한 이들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정부가 진정한 사죄없이 덮어두기식 결말로 가려 하는데, 한일'위안부' 합의 때 분노가 재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예정된 민관협의회 회의에 대한 즉각 철회를 압박했다.
참가자들은 부산 항일거리 강제징용노동자상 뒤 흉물스러운 구조물 논란도 정부의 정책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지난 5월 극우단체가 세운 일장기·화해거리 구조물은 두 달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 이 단체의 집회신고는 일찌감치 끝났지만, 부산시와 동구청은 형평성과 유권해석을 이유로 사실상 팔장만 끼는 중이다. (관련기사: 강제징용노동자상 조롱하는 일장기, 손 놓은 지자체 http://omn.kr/1zqcl)
이에 대해 김미진 부산겨레하나 대표는 "사죄도 없는데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미일군사동맹이라는 위험천만한 일을 추진하는 정부 때문에 부끄러운 줄 모르고 친일·매국 세력이 판을 친다"라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30%대로 추락한 윤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도 소환해 "이런 식으로 가다간 이른 시일 안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시와 동구청을 향해서는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무책임하게 책임을 떠넘길 게 아니라 즉각 쓰레기 수거, 보호 조례를 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더는 불미스러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13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부산겨레하나 주최로 부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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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부산겨레하나 주최로 부산수요시위가 열린 가운데, 부산 동구 항일거리 강제징용노동자상 뒤에 세워진 '흉물' 구조물의 모습. 일장기와 화해거리 등이 적힌 이 철제 구조물은 지난 5월 한 극우단체가 세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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