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빅스텝', 與野 "불가피한 결정" 동의..경제대응평가 엇갈려

황인성 2022. 7. 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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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 큰 충격 막기 위한 결정..고육지책 불과"
홍성국 "시장 추세 따른 결정..향후 대응 더 중요"
양금희 "정부·국회 총역량 집중해야..민주당 독선·아집 버려야"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금리를 단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정치권은 한미 금리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물가안정 등 정부의 경제위기 대응 평가에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13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2.25%로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과거 금리 인상 시에는 0.25%p씩 올렸으나 물가상승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내린 결과다. 특히 이날 열린 금통위 회의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상 빅스텝 단행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한미 금리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이나, 효과적인 물가안정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책임은 서로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윤상호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오늘 한은에서 사상 첫 빅스텝 단행에 나설 걸로 예상된다”며 “당장 미국 기준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현상 막아내고 치솟는 물가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힘들고 어렵지만 더 큰 충격 막기 위한 길이라는 데 동의하나 금리 인상은 가뜩이나 위축된 국내 증시에 상당한 부담될 것”이라며 “가계부채가 1900조에 이른 상황에서 대출이자를 감당해야 하면 국민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 역할과 개혁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인 출신으로 경제 전문가인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 단행은 불가피한 결정으로 당연한 조치라고 말하면서도 지난 7월 퇴임한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왔기에 이 정도에 그쳤단 평가를 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경제위기대응특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인상한 것은 시장 추세를 따라가는 불가피한 결정일 뿐”이라며 “그나마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강화하고 욕먹을 거 알면서도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 왔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미국 물가지수 8.8% 상승 전망이 나왔는데 한 달 뒤에도 물가가 안 떨어진다면 패닉 상황이 올 것”이라며 “한은의 금리 인상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앞으로 어떻게 제대로 대응하는지가 더욱 중요한 일”이라고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 대응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   사진=쿠키뉴스DB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총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도 민주당은 오만과 아집을 버리고 민생경제 해결에 속히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 대변인은 “오늘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25%로 0.5%p 인상하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며 “이는 6%대로 치솟은 물가를 억제하고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물가가 쉽게 잡히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영끌’ 등 가계 대출이자,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기업들의 대출이자 등 가장 취약한 민생과 경제주체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현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책임은 민주당에게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취약한 경제 주체를 위한 안전판과 비상대책 마련,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하고 정부와 국회의 역할은 더욱 분명하고 시급하다”면서 “민주당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국회도 독식하려는 오만과 아집을 버리고 한시가 급한 민생경제 해결에 속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물가안정화 등 민생현안을 풀지 못한 책임은 민주당에게 있다는 말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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