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 이틀뒤, 尹 '윤핵관' 3인과 만찬..장제원은 빠졌다

심새롬, 박태인 2022. 7. 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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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린 뒤 환송나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 결정 이틀 뒤인 지난 10일 당내 핵심 친윤계 의원들과 만찬을 한 것으로 12일 파악됐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를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로 봐야 하고 따라서 ‘권한대행’이 아닌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직후 몇몇 의원들이 만찬에 합류한 형태다. 당이 휘청대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소위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핵심들의 식사 모임이 마련된 것이다.

12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만찬에는 권 원내대표와 윤한홍 의원, 이철규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식사 자리에서 당 상황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며 “물가와 금리 폭등 등 대외 요인에 따른 경제 위기 우려와 정부의 대응 노력 등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대표 징계 결정 직후 당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의원들을 불러 따로 식사를 한 것 자체가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식사 자리에선 경제 문제 외에 이 대표 징계 이후 당의 진로 문제도 언급됐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은 절차를 중시하는 원칙적인 입장이었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를 하자는 데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오른쪽)과 장제원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당내에서 조기 전당대회, 비대위 체제 논의가 분출한 와중에 진행된 이날 만찬 회동이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정리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이날 모임에 윤핵관 그룹의 장제원 의원이 불참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날 장 의원에게도 연락이 갔으나, 예정된 지역구 일정을 이유로 장 의원이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본지 취재 결과 장 의원은 이날 지역구 행사 뒤 박형준 부산시장과 저녁식사를 했고,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과의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 불참한 장 의원 측은 이날 모임 관련 언급 자체를 꺼렸다. 다만 이날 당 내에서는 “이준석 대표 징계 이후 당의 진로를 놓고 장 의원과 권 원내대표의 생각이 달랐던 것으로 안다”는 말이 나왔다.

장 의원은 조기전당대회와 비대위원회 등을 통해 이 대표와 완전한 결별을 주장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당헌·당규를 들어 이 대표의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의 직무대행 체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만찬에 이진복 정무수석이 배석하지 않을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여당 지도부급 인사들과의 식사 자리였던 만큼 정무수석이 배석하는 게 당연한데도, 빠졌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장제원 의원뿐 아니라 장 의원과 가깝다고 알려진 이진복 수석도 자리에 없었다니 참석자가 선별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는 해석을 내놨다.

심새롬·박태인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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