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대준이 물으시면 '배타고 나갔다'고만.." 서해 공무원 모친 별세

구정하 2022. 7. 1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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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피격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모친 김말임씨가 끝내 아들의 사망을 알지 못한 채 12일 별세했다.

유족들은 "이대준씨 사건을 해결하느라 고인을 떠나보낸 슬픔에 젖을 겨를이 없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대준씨의 딸 이양은 두 달 전쯤 아버지의 사망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이대준씨의 아들 이군은 아버지에게 씌워진 '월북 프레임' 때문에 군인의 꿈을 접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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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아들 죽음 모른 채 영면
대통령과 해수부·국토부 장관 등 조화
유족 측 인권위 등 제소 연기
지난 2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2층에서 열린 '서해 피살 공무원' 이대준씨의 위령제에서 형 이래진씨가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피격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모친 김말임씨가 끝내 아들의 사망을 알지 못한 채 12일 별세했다. 향년 79세.

이씨의 형 이래진씨는 서울 강동성심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국민일보에게 “어머니께서 생전 편찮으셔서 동생 소식은 차마 전하지 못했다”며 “동생이 어딨냐고 물어보시면 ‘배 타고 멀리 나갔다’고만 답했다”고 말했다.

빈소 안팎으로는 윤석열 대통령,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하태경·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우상호·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보낸 조화가 자리잡았다. 하 의원은 오전 직접 빈소를 들러 조문했다.

유족들은 “이대준씨 사건을 해결하느라 고인을 떠나보낸 슬픔에 젖을 겨를이 없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형 이래진씨는 “기자와 의원실 보좌관들한테 연락이 계속해서 온다”며 알림이 울리는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이씨는 고인을 기리는 종교 의식 중에도 따로 나와 빈소 앞에서 한 방송사와 뉴스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조문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빈소엔 70명쯤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지만, 고인의 유족들만 모여 장례식 이후 일정을 의논했다. 오후엔 고인의 지인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빈소 밖까지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빈소는 이래진씨와 이대준씨의 배우자 권영미씨를 포함해 10명 안팎의 유족이 지켰다. 다만 이대준씨 자녀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래진씨는 “괜히 (조문객들) 눈에 띄면 좋지 않을 것 같아 가급적 나오지 말라고 당부해뒀다”고 설명했다.

이대준씨의 딸 이양은 두 달 전쯤 아버지의 사망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이래준씨는 “조카가 아버지를 많이 찾았지만 나이가 어려, 어머니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빠가 배를 타고 멀리 나갔다’고만 둘러댔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다고 판단해 최근 이양에게 사실대로 설명했다. 유족은 이양이 “이제라도 말해줘서 고맙다. 이젠 더 이상 아빠를 찾지 않겠다”며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대준씨의 아들 이군은 아버지에게 씌워진 ‘월북 프레임’ 때문에 군인의 꿈을 접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이다. 이래진씨는 “동생이 원양어선을 타느라 제복을 입었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조카가 육군사관학교의 꿈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북’이라는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서 군인이 되는 것은 포기하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래진씨는 이번 주에 우상호·설훈 민주당 의원 등을 인권위와 민주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던 계획을 다음 주로 연기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VIP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6시, 장지는 남도광역추모공원(완도군삼두리공원묘지).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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