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쁜 집주인' 3년새 14배.. 안 돌려준 돈 1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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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에게 임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미반환 사고'를 두 번 이상 일으킨 '나쁜 임대인'들이 최근 3년 새 14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나쁜 임대인들에 의한 보증금 미반환 사고 비율도 갈수록 높아졌다.
그런데 지난달 기준 나쁜 임대인들은 모두 4918건의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일으켜 전체 사고건수(8864건)의 55.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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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반환 사고' 2회 이상 임대인
2019년 8월 50명에서 지난달 713명
세입자에게 임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미반환 사고’를 두 번 이상 일으킨 ‘나쁜 임대인’들이 최근 3년 새 14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정부와 수사기관 등이 ‘갑’인 집주인들의 보증금 미반환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결과 청년과 서민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는 12일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금 미반환 사고 중복 임대인 현황’을 입수해 2건 이상 미반환 사고가 발생한 임대인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9년 8월 50명에 불과하던 나쁜 임대인은 지난달 713명으로 급증했다. 나쁜 임대인은 영국 런던의 ‘나쁜 임대인 공개제도’(Rogue landlord checker)에서 유래했다. 국내에선 상습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나쁜 임대인들에 의한 보증금 미반환 사고 비율도 갈수록 높아졌다. 2019년 8월 기준 나쁜 임대인은 총 151건(287억원)의 미반환 사고를 일으켰다. 전체 사고건수(1193건)의 12.7%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기준 나쁜 임대인들은 모두 4918건의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일으켜 전체 사고건수(8864건)의 55.5%를 차지했다. 미반환 보증금 규모도 1조147억원에 달했다.
나쁜 임대인 713명 중 개인 669명은 법인 44곳이었다. 나쁜 임대인 개인 평균 연령은 52세로, 주로 수도권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서울 219명, 경기도 195명, 인천 112명으로 전체의 78.6%가 수도권에 거주했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빌라촌이 밀집된 수도권에서 피해가 다수 발생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법인도 대부분 수도권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이미 수차례 임대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일으킨 개인이 법인을 설립해 또다시 보증금을 떼먹는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과 수도권 빌라 수 백 채를 사들인 뒤 세입자 136명에게 298억원 상당의 보증금을 챙긴 ‘세 모녀 전세투기단’의 실체(국민일보 2021년 5월 10일자 1면 참고)가 검경 수사를 통해 확인되면서 나쁜 임대인들에 대한 정보 공개 여론도 커진 상황이다.
대검찰청은 지난 11일 보증금 사기와 관련해 ‘수법이 계획적이고 적극적인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라’는 지침을 일선 검찰청에 내렸다. 리베이트 등을 노린 사기 주택 거래를 엄벌하겠다는 취지다. 상습적으로 보증금 반환 사고를 일으킨 나쁜 임대인들이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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