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닭고기 수입액 30% 껑충..무관세 수입에 농가 반발
올해 들어 쇠고기와 돼지ㆍ닭고기 수입액이 30% 안팎 껑충 뛰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 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돼지고기 수입액이 9억4833만 달러(약 1조25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억9212만 달러와 비교해 37% 급증하며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물량으로 따져도 전년 대비 35.6% 늘었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축산물 수입이 올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가 살아났고, 치솟은 물가에 국산 대신 외국산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고물가)으로 수입 단가 자체가 높아진 영향도 컸다.
같은 이유로 닭고기 수입액도 올 1~5월 2억668만 달러로 전년 대비 27.1% 증가했다. 이 기간 수입량 역시 4.3% 늘었다. 올해 쇠고기 수입액도 역대 최고였다. 1~5월 기준 19억8328만 달러로 1년 전과 견줘 30.4% 상승했다. 다만 물량으로 따지면 전년비 2.8% 감소다. 돼지고기 같은 다른 육류에 비해 값이 비싼 탓에 쇠고기 수입 수요는 전년만 못했다. 하지만 수입 단가가 자체가 많이 오르면서 쇠고기 수입액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축산농가 불만은 커지는 중이다. 외국산 축산물이 밀려드는 가운데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이들 품목에 대한 관세를 깎아주기로 하면서다. 지난 7일 정부는 물가 안정 조치로 호주ㆍ미국산 등 수입 쇠고기에 할당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호주산 16%, 미국산 10.6%인 쇠고기 수입 관세를 10만t 물량에 한해 면제하는 내용이다. 닭고기에도 할당관세(20~30%→0%)를 적용한다. 돼지고기 할당관세는 이미 지난달 시작했는데, 적용 물량을 5만t에서 7만t으로 늘리는 내용이 추가됐다. 연말까지 한시로 시행한다.
대책 발표 후 축산단체는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 11일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대통령실 인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집회를 열었다. 협회는 성명에서 “사룟값 폭등 근본 대책 마련은 뒷전인 채 축산농정을 물가와 가격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다”며 “물가 안정 미명 아래 축산농가 다 죽이는 축산물 수입 무관세 적용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1일 전국한우협회 회장단과 만나는 등 축산농가 달래기에 나섰지만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관세 면제 조치로 국산 쇠고기ㆍ돼지고기ㆍ닭고기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축산물 수입도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서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육류 소비행태 변화와 대응과제’ 보고서를 보면 호주산 쇠고기는 높은 등급의 국내산 쇠고기, 미국산 쇠고기는 낮은 등급의 국내산 쇠고기와 대체 관계를 보였다. 연구 결과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1% 하락하면 1+등급 이상 국내산 쇠고기 수요가 0.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쇠고기 가격이 1% 내려가면 2등급 이하 국내산 쇠고기 수요가 0.11% 줄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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