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오리온마저..국민간식 '초코파이' 9년만에 값 오르나
전 국민의 인기 간식인 오리온 초코파이 가격이 9년 만에 인상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최근 원자잿값 급등에도 ‘가격 동결’을 고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오리온이 가격 인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다. 그동안 식품 업계엔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져 왔다.
오리온 관계자는 1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현재 전품목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은 맞으나, 구체적인 제품과 시기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2013년 12개 들이 초코파이 한 상자 가격을 4000원에 4800원(20%)으로 인상한 후 지금까지 9년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업계에선 오리온이 올해 안으로 초코파이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밀가루를 포함한 식품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인상 폭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상자당 수백원일 것으로 보인다.
초코파이만이 아니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 KFC는 이날부터 일부 버거와 치킨 가격을 또 한 차례 올렸다. 대표 상품인 징거버거는 4900원에서 5300으로 8.2% 올랐다. 오리지널 치킨 한 조각은 2700원에서 2900원으로 인상했다. 서브웨이 역시 올 상반기에 이어 이날 15㎝ 샌드위치 평균 가격을 5.8% 올렸다.
라면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식품으로 꼽히는 라면은 소비량이 많아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이다.
지난해 8월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던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라면 빅3’은 올해 하반기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와 비교해 크게 낮아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업계 1위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은 200억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농심은 올해 1분기 3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사정은 비슷하다. 밀가루와 팜유 등 원재료 상승에 더해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 품목에 대한 원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어서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1호 정책’으로 물가안정을 추진하고 있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라며 “한 기업이 주요 제품값을 올리면 둑이 터지듯 가격을 올릴 태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식탁 물가를 결정하는 주요 식품의 가격 상승 움직임은 하반기 들어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 오뚜기는 지난 1일 소면 900g 가격을 4300→4800원으로, 사조는 압착 올리브유를 4500→5300원으로 올렸다.
문제는 식품 기업을 원재료 가격 상승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3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 지수가 184.8을 기록해 2분기(163)와 비교해 13.4%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 지수는 2008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찍은 상태다.
김민수 애그스카우터 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곡물 시장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주요 국가의 곡물 수출 제한 조치로 시장 불안은 더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라니냐 등 기상 조건 악화와 높은 비료 가격 등으로 곡물 공급 부족은 여전히 심각하다”며 “올해 말까지는 높은 곡물 가격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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