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수습' 국민의힘, '국회정상화'에 속도.."상임위 구성 먼저"

김민석 2022. 7. 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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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박홍근, 국회의장 중재 회동
與 "원구성부터 마무리해 정상화하자"
野 "사개특위 출범으로 국회개혁 해야"
'사개특위' 위원 비율 여부 협상 걸림돌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 내홍을 수습한 국민의힘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원구성 협상에 팔을 걷어붙였다. 40일 넘게 지속된 국회 공회전 핵심인 후반기 상임위원회를 구성을 빨리 마무리해 민생현안 대응에 전력을 쏟자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공고히 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직접 더불어민주당과 회동한 뒤 제헌절(17일) 이전에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면서 양당간 협상은 새로운 국면으로 돌입하게 됐다. 다만, 여전히 양당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이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얘기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본청 의장실에서 원구성 관련 회동을 개최하고 "제헌절인 오는 17일 전에 원구성을 마치자"고 합의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제헌절 이전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자는 것에 대해선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의장까지 공감대 이뤘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해 상임위원장을 여야 협의로 선출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도 "의장단이 구성됐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을 뽑고 상임위를 구성하면 바로 국회는 정상 가동된다"며 "단순한 해법이 있는데 복잡한 조건을 좀 제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야는 43일째 지속되고 있는 국회 공회전의 주 원인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개특위는 지난 4월 통과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즉,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민주당이 지속해서 출범을 주장하고 있는 위원회다. 민주당은 한국형 FBI인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논의할 사개특위 출범을 후반기 원구성 협상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도 "여야 합의가 됐다 하더라도 국민 동의 없는 것은 야합으로 정당성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검수완박이 정당성이 없다"며 "그런데 검수완박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에 걸림돌이 되는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개특위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의 후속조치로 꺼내든 사개특위를 원구성 협상 조건으로 내걸면서 국민의힘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해 왔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게 넘겨주는 조건으로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고, 야당 7, 여당 5, 비교섭단체 1로 위원 비율로 구성된 사개특위를 출범을 주장했다.


(왼쪽부터)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김진표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이수진 원내대변인이 12일 오전 의장실에서 열린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사개특위 출범 자체를 반대하던 국민의힘은 양당 간 이견을 좁히고자 이달 4일 국회의장단 선출에 동의하면서 사개특위 협상 조건을 민주당에 제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저희들이 통 큰 양보, 통 큰 결단을 하겠다. 저희들이 최대한 양보한 거라는 걸 말씀드린다"며 "헌재 결정 이후 재논의하거나 여야 의원을 5대5 동수로 하고 위원장을 우리한테 준다고 약속하면 사개특위 운영이 될 것이고 우리 조건을 민주당이 수용하지 못한다면 사개특위 운영 관련 논의를 저희가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이에 대해 강경한 노선을 택하고 있단 점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도 "단순히 후반기 국회 18개의 상임위원장을 누가 맡을지에 대한 협상만이 아니라 국회가 국민의 불신을 걷어내고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모습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며 "집권 여당이 무한 책임이 있는 만큼 통 크게 양보하고 야당에 협조해주신다면 오늘이라도 원 구성 문제를 타협하고 마무리 지어서 속도 있게 입법 심사를 포함한 업무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섰다.


이처럼 사개특위를 둘러싼 양당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날 의장 주재 회동에서 두 원내대표는 고성을 지르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과거 사개특위 이야기가 나오고 검수완박까지 이야기해서 (고성이 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단 소속 한 의원은 "사개특위를 법사위원장을 주는 조건으로 끼워넣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게 우리 주장이었지만 저번에 양보를 거치면서 협상안을 내놓으며 이미 한 발짝 물러섰다"며 "이에 사개특위 관련 양보는 더 하지 않고 상임위원회부터 구성해 정상화부터 시켜놓자는게 우리(국민의힘)측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사개특위 협상과 원구성 협상을 분리하는 방향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제가 오죽하면 상임위 구성 이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대정부 질문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자고, 반쪽짜리 국회를 열자고 했겠나"라며 "이게 오히려 상임위 구성 이전에 국회를 부분적으로도 정상화시키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변인도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 원구성 이외에 사개특위 참여 등 전제조건들은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직접 만나 협상하고, 상임위원장 배분은 원내 수석들이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이미 어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각 의원들의 상임위 배치는 통보가 끝난 상태인 만큼 위원장 자리만 정리가 되면 피감기관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며 "현재 쌓여있는 입법안들의 빠른 처리를 위해서라도 상임위를 따로 분리하는 협상 방안이 나온 만큼 이번엔 민주당의 대승적인 양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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