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불끄려면 하루 걸린다.."전기차 실내주차 제한" 주장도

김민상 2022. 7. 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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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광주 북구 용봉동 한 전동퀵보드 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광주 북부소방서]


건물이나 실내 주차장에서 배터리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전기자동차의 실내 주차를 제한하거나 화재 대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광주 북구 용봉동의 한 전동퀵보드 수리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서는 퀵보드 배터리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배터리를 외부로 빼내 물을 계속 뿌려도 내부 열이 심해 좀처럼 진화되지 않았다”며 “상가 2층 사진관에 손님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배터리 화재 진화에 평균 27분


전동퀵보드에는 전기차와 같은 종류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하지만 전기차에는 퀵보드보다 수십 배 많은 배터리가 탑재돼 화재 진압이 더욱 어렵다. 한 소방청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에 갑자기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이 2~3시간 지나도 꺼지지 않는 데다가 근처 차량으로 (불이) 옮겨붙어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7~2021년 전기차 화재는 총 45건 발생했는데, 2017년 1건에서 지난해 23건으로 증가 추세다. 현대차 코나가 14건으로 가장 많고, 쉐보레 볼트와 전기버스가 각각 5건이었다. 포터 트럭(4건)과 봉고 트럭(3건), 테슬라·기아EV6·SM3(각 2건)에서도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자체 진화된 8건을 제외한 나머지 37건은 진화하는 데 소방대원 평균 33.4명이 투입돼 27분이 걸렸다. 최대 소요 시간은 2시간11분이었다. 2020년 서울 용산구에서 난 테슬라 차량 화재에는 84명이 진화에 나섰다.

미국 전기 자동차 테슬라에 붙은 불을 소방대원들이 물이 담긴 웅덩이를 만들어 진화했다. [사진 미국 새크라멘토 소방서]


현대차는 코나 EV 화재로 지난해 3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1조4000억원을 들여 2017~2020년 생산된 전 세계 7만5680대를 리콜했다. 지난해 6월에는 테슬라가 고급 세단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모델S 플레이드에서도 운전 중 화재가 발생했다. 모델S 플레이드는 2012년 이후 9년 만에 모델S를 개량한 제품이다. 테슬라는 배터리 안전성 등 이유로 모델S 플레이드의 출시를 당초 2월에서 6월로 연기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소방관들이 지난달 테슬라에 붙은 불이 꺼지지 않자 물웅덩이를 만든 영상도 화제를 모았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웅덩이에 채운 물은 1만7000L로, 일반 건물의 화재 진압에 사용되는 양과 맞먹는다. 테슬라의 긴급 대응 지침에 따르면 모델S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배터리에 직접 물을 뿌려 불을 끄는 데 24시간이 걸리고, 물 1만1000∼3만L가 필요하다.


“아파트 전기차 충전소 전용 보험 나와야”


국내에서도 전기차 화재 진압용 특수 천막이나 냉각 수조가 개발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는 최근 전기차 화재 진압에 필요한 소화 수조를 신속하게 만들어 내는 ‘워터포켓’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질식소화포로 차량을 감싸 와이어를 이용해 10분 안으로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이다. 서울소방학교도 이동형 냉각수조를 개발했다.

반도건설은 건물 내 전기차 충전 시설에 ‘파이어커버’라는 질식소화포를 비치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난 1월부터 100가구 이상 아파트는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야 한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소에는 전용 보험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보험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는 불이 나면 주변에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책임보험이 있는데 전기차 충전시설은 아직 없다”며 “대형 사고가 나기 전에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대원들이 이동형 냉각수조를 활용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 소방청]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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