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둔촌주공, 한달 남은 운명의 날..상가 PM사도 '대위변제' 땐 소송 나설 듯

진척 없는 상가 문제, PM사 만남 거부.."조합 신뢰 못해"
늦어지는 정상화..시공단 "상가 해결 없인 공사재개 없어"

둔촌주공 상가PM사가 '대위변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둔촌주공 상가PM사가 '대위변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법적 소송은 진행하지 않았으나, 대위변제가 이뤄진 후에는 사실상 조합이 파산상태에 이르는 만큼 사업 진행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상가대표기구는 지난해 12월 상가 건설사업관리(PM)사(리츠인홀딩스)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PM사는 이에 반발하며 지난 5월부터 상가 건물에 대해 유치권도 행사 중이다. 계약 해지를 최종 결정한 조합을 상대로 소송도 준비 중이지만, 합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유치권 행사 외에는 별다른 법적 소송을 벌이진 않았다.

하지만 계약 해지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질 않자 결국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당장은 소장을 제출하진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대위변제'가 이뤄지면 결국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합이 사실상의 파산상태에 이르게 되면 사업 진행에 있어서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은 다음달 말 만기가 도래하며, 만약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 조합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공단이 대위변제 후 조합에 구상권을 청구하게 된다. 조합원당 1억여원의 금액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조합은 파산하게 된다.

리츠인홀딩스 관계자는 "언제 소송을 걸겠다는 시기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아마 대위변제가 이뤄지고 나면 우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분기점이 되지 않겠냐"며 "조합이 파산 형태가 될 텐데, 저희도 법리적으로 시공사와 비슷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PM사는 사업비와 부당한 계약해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PM사 참여 당시 둔촌주공 상가재건축 사업에만 참여토록 상가대표기구가 요청했던 만큼 그간 타 사업에 참여하지 못해 발생한 비용까지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공사금지 가처분, 분양금지 가처분 등도 소송에 포함될 수 있다.

리츠인홀딩스 관계자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 그간 다른 사업에 참여하지 못해 발생한 비용도 포함해 청구할 것"이라며 "일부 조합원들은 PM사가 이익이 4000억원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럼 저희가 그만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상가 관련 문제는 여전히 간극이 좁혀지질 않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지난 11일 상가PM사에 회의를 진행하자는 요청을 했으나 거부 당했다. 당시 상가PM사는 '리츠인홀딩스의 계약적 권리를 그대로 인정하기 전에는 어떠한 내용의 회의도 진행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계약해지 취소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협의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조합은 오는 13일 열릴 회의에 PM사 참여를 추가로 요청한 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PM사는 이와 관련 "서울시 중재안도 하루아침에 뒤집는 등 조합을 신뢰할 수가 없다"면서도 "다만 13일 회의 참여 여부를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법무법인 측과도 얘기를 나눠봐야 하는 상황이라 아직은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상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공사 재개는 요원한 상황이다. 시공사업단은 상가 유치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파트에 대한 공사도 재개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상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공사 재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