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신용대출 줄고, 채권 시장 위축에 기업대출 증가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했다. 올해 상반기에 은행권 가계대출은 1000억원이 늘어난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1조7000억원이 불었다. 반면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의 대출 수요는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3000억원 증가한 106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별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가 1조4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조2000억원 줄었다. 기타대출은 6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가계대출은 1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41조7000억원이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꺾인 건 금리 상승과 자산가격 하락의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올해 상반기 동안 10조2000억원 줄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7000억원이 늘었다. 5월(1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올해 상반기 동안 가계대출은 8000억원이 줄었다. 금융당국이 관련 통계를 모은 2015년 이후 첫 감소다.
반면 기업대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은 6조원 늘었다. 5월(13조1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었지만, 6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통상 6월에는 재무비율 관리 등을 위한 분기 말 대출 일시상환 등의 계절적 요인으로 대출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
중소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이 늘었고, 대기업 대출은 6000억원이 늘었다. 6월 기준으로 증가액이 가장 컸다. 특히 대기업 대출의 경우 6월에 늘어난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은행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와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에 따른 기업대출 수요 확대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회사채 시장에는 냉기가 돌고 있다. 6월 회사채 순발행(-1조2000억원)은 뒷걸음쳤다. 회사채 발행보다 상환이 많았다는 의미다. 회사채 순발행은 5월(-1조6000억원)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순발행(-3000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13조600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권 예금(수신)은 지난달 23조3000억원이 불었다. 수시입출식예금(15조5000억원)과 정기예금(9조5000억원) 등이 모두 늘었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지난달 7조1000억원이 줄었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0조 5000억원의 자금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편 한은이 이날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5월 광의 통화량(M2)은 3696조9000억원(월평균)으로 전달보다 0.8%(29조8000억원) 늘었다. M2는 언제든지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금융상품에 들어 있는 자금을 모두 더한 것이다.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 예금증서(CD) 등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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