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영호 "北주민 강제송환, 재발 안되게 실체 밝혀야"
국가안보문란조사TF 참여
"文정부 북송 처리, 직권남용 소지 다분
부처간 업무관계 명백히 파악할 것"
"북송주민 고문이나 처형시 우리 정부의 北주민 첫 인권 유린 행위로 기록될 것"
[아시아경제 권현지 기자] "북한 주민 강제 북송이 법리적으로 얼마나 잘못된 일이었는지 똑바로 알려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힘 국제위원장인 태영호 의원은 12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발족하는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정치적 논란을 빚고 있는 북한 주민 강제북송 사건 등을 안보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TF를 구성해 이날 출범했다.
태 의원은 "외국인을 추방할 때도 본인에게 추방 조치를 알려주고 9일 간 이의신청할 시간을 주는데, 지난 정부의 북한 주민 송환에선 3일 만에 결정이 이뤄지고 5일 만에 강제 북송됐다"며 "행정권력을 남용하면 인권 유린이 크게 일어난다는 게 교훈"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북송 처리 과정에서 직권남용이 발생했다고 보고 "주무부처 간 업무관계를 명백히 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당장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은 없지만 우리 정부가 계속 문을 두드려야 하고 대화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시그널은 보여야 한다"며 지속적인 의지를 당부했다. 다음은 태 의원과 일문일답.
-당내 ‘국가안보문란 TF’가 발족했다.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 계획인가.
▲국가안보실 발표에 따르면 정의용 당시 실장이 (북송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과연 정 전 실장이 이 중차대한 문제를 대통령에 보고하지 않고 혼자 결정했을까. 국가안보실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부서지 결정권은 없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하고, 정 전 실장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진위 여부를 가려야 한다. 만약 북한으로 돌아간 사람이 고문당하고 처형돼 유엔 조사를 통해 증명되는 경우 우리 정부가 북한 주민 대상으로 가한 첫 인권 유린 행위로 기록될 것이다.
-강제 북송 어민들이 자필로 귀순 의향서를 작성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되기도 했다.
▲귀순 의사가 있었다는 게 명백하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북한 어민들의) 진정성이 의심됐다는 건데 그 말은 대단히 모순적이다.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건 그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건데 왜 정부가 귀순 의사가 명백지 않은 사람들을 표박하고 안대로 가렸겠나. 오히려 이들이 죽어도 북한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강제성을 동원한 것 아니겠나.
-북한 인권재단 설립,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대한 견해는.
▲당연히 해야 한다. 인권이라는 건 항상 보편적이어야 한다. 보수 정권일 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발의국으로 참여하고 진보 정권일 때 참가하지 않으면 북한에 굉장히 그릇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진보 정권이든 보수 정권이든 일관적인 입장이어야 한다. 북한 인권재단도 반드시 출범해야 한다. 한국이 북한 인권문제를 들여다보고 있고, 그들이 하고 있는 행위가 나쁘단 걸 끊임없이 얘기해야 북한이 개도될 수 있다. 북한도 외부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북핵 문제에는 강경하게 대응하되 인도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북한의 호응이 없다고 중단하지 말고 북한이 받든 안 받든 메시지를 계속 보내야 한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 정책을 전부 부정하는 게 아니라 비판할 대목은 비판하고 계승할 부분은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4.27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 등 기존 남북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하겠다는 ‘이어달리기 정책’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아주 좋은 기조라 생각한다.
-야당과는 어떻게 협조해야 하나.
▲현재 여야가 외교나 대북 정책에서 너무 대립하고 있다. 일단 여야 사이 주고받기식의 물밑 대화, 타협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 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고 여당 쪽에선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등 문재인 정부 정책을 계승해 주고받기 식으로 외교·대북정책을 해나갔으면 한다.
-아베 전 일본 총리 사망, 자민당 참의원 선거 압승 계기로 한일관계가 악화될 거라는 관측도 있는데.
▲일본 상황을 주시해 봐야겠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한일관계를 빨리 풀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게 풀려나갈 것으로 본다. 특히 바이든 미국 정부가 약화되어 있는 한일관계의 조속한 회복을 대단히 요구하고 있고 일본 정부도 그 점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도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행동은 자제할 것이다.
대담= 최일권 정치부장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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