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빌라 외벽 매달려 전선 잘라요"..폭우 속 가위女 정체 [영상]
지난달 14일 오후 1시쯤 대전경찰청 112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대전시 서구 갈마동의 한 빌라 외벽에서 어떤 남성이 가위로 전선을 절단한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관할지구대에 출동 지령을 내렸다.
신고지역 관할인 갈마지구대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빌라 2층 외벽에 매달린 사람이 가위로 전선을 자르고 있었다. 빌라 바닥에도 절단된 전선이 떨어져 있었다. 신고자는 범인을 ‘남성’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2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었다. 경찰이 제지하자 여성은 “다가오면 뛰어내린다. 가위를 던지겠다”고 소리쳤다. 들고 있던 가위를 좌우로 흔들며 오히려 경찰을 협박했다.
게임하다 중단되자 다른 사람도 못하게 절단
당시는 폭우가 내리던 상황으로 자칫 여성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다. 사태가 급박하다고 판단한 경찰관들은 119에 협조를 요청하고 관할지구대 경찰관을 추가로 배치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은 빌라 바닥에 안전매트를 설치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여성이 전깃줄을 자를 것을 우려해 한국전력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30여분간 경찰·119구조대와 실랑이를 하던 여성은 힘이 빠졌다. 이 틈을 탄 경찰은 가위를 빼앗고 대기하던 119구급대원은 A씨를 바닥 아래로 끌어내렸다. 다행히 경찰과 119구조대가 사전에 매트를 준비한 덕분에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현장에서 검거된 여성은 A씨(20대 초반)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인터넷으로 게임을 하다 접속이 끊기자 홧김에 다른 집 통신케이블을 자른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케이블이 절단되면서 일부 주택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중단되기도 했다. 검거 당시 A씨는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A씨 지문을 검사해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경찰, 부상 위험에 119 협조 매트리스 설치
현장에 출동했던 갈마지구대 경찰관은 “장맛비가 내리면서 미끄러운 상황에서 추락하면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범행을 중단시키는 것도 중요했지만, 여성(피의자)의 안전이 가장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A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경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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