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기대감 크지만 지나치다"..대구 기관장들 줄사표, 무슨 일

김윤호 2022. 7. 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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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분야 기관장 릴레이 사의 표명


기자회견장 들어오는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 산하 공공기관을 18개에서 10개로 통폐합하는 구조 개혁에 드라이브 걸자, 관련 기관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선 단체 사의 표명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문화예술 분야 6개 출연기관을 하나의 새 기관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대구문화재단·대구관광재단·대구오페라하우스·대구콘서트하우스·대구미술관 등을 새로 설립하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묶는 안이다.

12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문화재단 이승익 대표,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 대구관광재단 박상철 대표 등 3명이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진하는 개혁정책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남은 임기와 무관하게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시장이 대구 50년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강도 높은 공공부문 개혁과 사회적 책임 강화 정책을 지지하며, 개혁에 힘을 싣고자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사직원 서명 거부. 음악인 양심상 허락지 않아"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의 소견문. 본인제공
대구시로부터 최근 이달 21일까지 근무하고, 사직원을 제출해달라는 권고를 받은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스스로 조직개편을 인정하는 사직원 제출은 음악인 양심상 허락지 않아 거부하지만 (내 의사와 상관없이)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결국 대구시가 면직 절차를 진행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콘서트하우스 관장직은 예술적 전문성을 인정해 맡겨진 행정직이니 행정적인 면과 예술적인 면을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근본적으로 대구 클래식 음악의 위상이 이렇게 실추되는 무리한 조직개편에 음악인 1인으로서 찬성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임기 시작 석 달 된 '신입' 기관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정명섭 대구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7일 "오랜 고민 끝에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용퇴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급하게 추진하는 것만이 능사 아니다" 우려


대구시의회 확대의장단이 낸 자료 중 일부. 보도자료 캡쳐
홍 시장의 구조 개혁 드라이브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시의회 확대의장단은 "대구시 공공부문 쇄신과 혁신을 위한 홍준표 대구시장 노력은 잘 알지만, 급하게 추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공공기관) 통폐합을 위한 통폐합이 아니라 독립기관으로서 향후 발전 가능성 등 장기적인 안목을 갖추고 더욱 꼼꼼하게 추진해 달라"고 지적했다.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도 자신의 사직원 제출 거절에 관해 설명하면서 "개혁 이미지가 강한 홍준표 시장님 당선과 취임 후의 기대감이 아직도 크다. 하지만 지금 방식은 지나쳐 오히려 전문성과 역사적 성과가 훼손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의 표현이다"고 소견문을 통해 전했다.


"알박기 인사 금지 조례 제출할 예정"


홍준표 대구시장의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쳐
하지만 홍 시장의 구조 개혁에 대한 입장은 단호하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무직과 산하 단체장 임기를 선출된 단체장 임기와 일치시켜 알박기 인사를 금지하도록 하고 더는 블랙리스트 논쟁이 없도록 대구시는 이번 시의회 첫 회의에서 단체장·공무직·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조례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원래 양심적인 공직자라면 의례 그렇게 해야 하는데 임명권자가 바뀌었음에도 임기를 내세워 비양심적인 몽니를 부리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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