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시대 시작..연금부자 길라잡이

황준호 2022. 7. 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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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12일부터 시행된다.

디폴트 옵션으로 연 6~8%의 수익을 거둬, '연금 백만장자'를 배출한 미국이나 호주의 선례를 본따 만든 제도인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민해야 할 점이 많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따로 연금 자산을 운용하지 않아도, 가입 초기 지정한 투자 성향을 통해 사업자가 여러 상품으로 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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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디폴트 옵션 제도 시작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 필요
상품 구성과 수익률 잘 살펴야
기존 퇴직연금 수익률과도 비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12일부터 시행된다. 디폴트 옵션으로 연 6~8%의 수익을 거둬, ‘연금 백만장자’를 배출한 미국이나 호주의 선례를 본따 만든 제도인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민해야 할 점이 많다.

고민해야 할 부분은 많지만 고민할 시간은 충분하다. 고용노동부는 이날부터 디폴트옵션 상품 승인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사업자(증권, 은행 등)은 자산운용사에 메일 등을 통해 상품군을 구성하기 위한 협의에 나섰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따로 연금 자산을 운용하지 않아도, 가입 초기 지정한 투자 성향을 통해 사업자가 여러 상품으로 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제도다. 사업자들은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초저위험 등 5단계로 구분된 상품군을 정부 심사를 통해 승인 받아야 한다. 다음 달 말까지 협의가 끝나면 사업자들은 9월 초 최대 7개까지 상품을 신청한다. 이어 10월말까지 심의가 이뤄지고 10월 말 정도에 상품 승인이 이뤄지게 된다. 통상 사업자들의 전산작업은 상품이 확정돼야 이뤄지고, 연말 판매사들의 영업이 기업 가입자를 향한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유치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연말까지도 제대로 된 디폴트 옵션 상품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폴트 옵션이 도입됨에 따라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은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가져갈지 여부다. 일단 상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현재 디폴트 옵션 상품군에 포함되는 상품은 타켓데이트펀드(TDF), 밸런스드 펀드(BF), 인프라펀드, 머니마켓펀드(MMF), 원리금 보장 상품(SVF)이 있다. 다양한 유형의 펀드들의 장단점도 파악해야 하겠지만, 각 운용사 별로 상품군 구성이 다를 수 있어 이에 대한 비교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A사는 인프라 펀드를 상품군에 포함하지 않을 수도 있고, B사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펀드를 넣는 식으로 상품군의 구성이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작업은 결국 어느 정도의 기대 수익률을 가져갈지 반대로,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내할지 정하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가져가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디폴트 옵션으로 원리금 보장상품을 단독으로 선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다"라며 "디폴트 옵션 적용시 6주 간의 대기 기간이 필요한데 이 기간 동안 원리금 보장상품의 금리를 적용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다면 디폴트 옵션을 통해 기대되는 수익률과 현재 수익률 간의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임금 상승률이 높은 20~30대의 경우, 이 상승분을 반영한 DB형 수익률이 높을 수 있지만, 임금 상승률이 낮은 40~50대의 경우 디폴트 옵션을 통한 수익률 확대가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 등 대외적 환경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다만 디폴트 옵션은 장기 투자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나 회장은 "환율, 유가 등 다양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리밸런싱해야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재무학에서 학문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며 "디폴트 옵션은 이러한 원칙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라고 정의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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