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망친 종교, 아베 외조부가 日초대..그래서 손자 아베 노렸다"

배재성 2022. 7. 1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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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지난 8일 총기로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오른쪽)가 10일 나라 지방검찰에 가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총기로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 탓에 일본에서 특정 종교가 확산했다고 생각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 전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또 그는 1년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으며 당초 폭발물을 제작하다 ‘목표물’만 제거할 수 있도록 범행 도구를 총기로 바꿨다고 진술했다.

12일 NHK 등 일본 매체는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야마가미는 자신의 집을 망친 종교단체를 일본에 초대한 사람이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다. 그래서 그의 손자 아베를 노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용의자는 “1년 전부터 암살을 결심했다면서 당초 폭발물을 이용해 살해를 계획했다가 총으로 범행도구를 바꿨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용의자는 “폭발물을 사용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것으로 우려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그간 범행동기에 대해 모친과 종교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고, 아베 전 총리를 노린 것은 그가 어머니의 종교단체와 유대가 깊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냈다. 그는 모친이 종교 단체에 빠져 고액의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파탄났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의 모친은 신자였고 최근까지도 매달 한 번씩 행사에 참석했다”고 시인했다. 다만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는 가정연합에 속한 신자가 아니며 과거에도 본 연합에 가입했다는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아베 전 총리를 피살하기 전날 한 종교 시설에서 총기를 시험 사격했다는 진술에 따라 현장 검증을 했다. 이 결과 경찰은 해당 건물의 외벽에서 탄흔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전날(11일)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기 전날인 7일 나라시에 있는 종교단체 시설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건물을 향해 총을 쏜 뒤 “맞았는지 건물 밖에서 살펴봤으나 손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용의자의 자택에서는 종교단체에 대한 원망이 메모장에 적혀 있었는데, 용의자는 당초 단체 총수를 노리려고 했지만 접근이 어려워 표적을 아베 전 총리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관계자는 “야마가미가 당초 종교 관계자들을 표적 삼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오래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던 점을 미뤄 이번 사건은 계획적인 범행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지난 5월부터 무직 상태로 혼자 살던 야마가미는 경제와 가족 문제로 특정 종교에 원한이 커지면서 애초 해당 종교단체 지도자를 노렸지만, 접근이 어려워 실행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아베 전 총리가 해당 종교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접하면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은 야마가미가 범행에 사용한 총을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해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8일 오전 11시 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자민당 참의원 선거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섰던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해 자신이 제작한 총으로 총격을 가했다. 아베 전 총리는 오후 5시3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인은 좌우 쇄골하동맥 손상에 의한 실혈사,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병원 측은 발표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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