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놓고 다투는데..의원들, '국토위' 보내달라, 이유는 [쿡룰]
산자위·교육위 '인기'..법사위·문광위 '기피'
한 중진의원 "후반기도 국토위 가장 선호"
상임위 지망 결과, 현재 대외비
매일 전해지는 정치권 소식을 보고 듣다 보면 ‘이건 왜 이렇지’ ‘무슨 법에 명시돼 있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치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법조문까지. 쿠키뉴스가 쉽게 풀어 설명해 드립니다. 일명 ‘쿡룰(Kuk Rule)’
여야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18개 상임위원장 몫을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까닭입니다. 여야가 꼭 자신들의 몫으로 가져야겠다고 하는 상임위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데다가 민주당의 사개특위 구성 요구로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당 차원에서는 주요 핵심 상임위원장 배정이 더 중요하지만, 국회의원 개인에게 이보다는 본인의 상임위 배정이 더욱 중요합니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은 자신이 속한 상임위가 어디냐에 따라 차기 총선에서 다시 출마할지 여부가 걸릴 수도 있어 민감하고 중요합니다.
우선 전 의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상임위는 국토교통위원회입니다. 국토위는 주택·토지·건설· 수자원 등 국토분야와 철도·도로·항공·물류 등의 교통분야에 관해서 국회 의결 기능을 수행합니다. 해당 분야는 지역민을 비롯해 국민적 관심이 많은 부동산, SOC 등 현안을 다루다 보니 선호됩니다. 아무래도 국토위에 소속되면 자신 지역구에 SOC 관련 사업 유치 또는 예산 배정이 유리합니다. 실제로 21대 국회 전반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176명 중 49명이 국토위를 1지망으로 썼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의 민주당 의원은 쿠키뉴스에 “선수에 관계 없이 국토위는 항시 선호되는 상임위”라며 “후반기 상임위 지망 조사에서도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인기 상임위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입니다.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이 많아 각 지역에 유치할 사업들이 많고, 산자위 활동을 통한 민간기업과의 접촉이 많다 보니 다른 상임위보다 자신의 지역구에 민간기업들 유치하기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본인 지역구에 기업들이 유치되면 지역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는 상임위입니다.
높은 인기를 입증하듯 국토위와 산자위의 위원정수는 다른 상임위보다도 더 많은 30인입니다.
겸임이 가능한 정보위원회를 제외하고 가장 위원정수가 가장 적은 교육위원회도 인기 상임위에 속합니다. 지역 교육특별교부세를 받아 올 기회가 다른 상임위보다 많아 의원들 사이에서 알짜배기 상임위로 인기가 많습니다.
지역별 선호도 차이 보이기도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 농해수위 강력 선호
지역적 특성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상임위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농해수위입니다. 농어촌 지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주로 선호하는데 충남·북, 경남·북, 전남·북, 제주 지역이 이에 해당합니다. 물론 농어촌 지역 출신 의원들 모두가 농해수위를 선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 많지만 지역 표심 영향 없는’ 법사위·국방위, 비인기
인기 없는 상임위는 법사위, 국방위, 문체위, 과방위 등이 꼽힙니다. 현재 여야가 법사위원장, 과방위원장 자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의외입니다. 당 입장에서는 핵심적인 상임위이지만 의원 개인들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우선 법사위는 법 전반과 관련된 현안을 다루는 만큼 여야가 부딪치는 경우가 많아 기피됩니다. 시간을 많이 뺏기고 체력적으로도 힘들다는 게 법사위를 경험한 의원들의 전언입니다.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많이 가는 상임위이지만 법조인 출신들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상임위로도 알려졌습니다.
남북 분단 현실 속에 국방위도 그다지 선호되지 않습니다. 최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진실 공방으로 주목되나 기본적으로 선호되지는 않습니다. 북한이 북핵을 날린다거나 국방과 관련한 현안이 생겼을 때 국방위는 수시로 소집되기도 해 피곤한 상임위로 국방 출신 의원도 기피 합니다.
다만, 다른 상임위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만 제대로 할 수 있는 상임위는 아니라 초선 의원들이 첫 번째로 가는 상임위입니다. 또 대권을 노리는 중진의원들이 가는 상임위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비인기 상임위입니다. 문체위는 큰 이슈가 없고, 관련 예산도 크지 않아 의원들 사이에서 속칭 ‘돈이 되지 않는 상임위’로 불립니다.
국회 구성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과방위도 보통의 의원들이 잘 접근하지 않는 상임위입니다. 의정활동을 위해선 과학기술과 관련된 전문 지식이 필요해 공부가 필요하고, 공부를 한다고 해서 빠르게 변허는 과학 기술 이슈를 따라잡기 쉽지 않아 기피합니다. 그럼에도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은 의원은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상임위 선택이 최초에는 다소 제약됩니다.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이유로 당 차원에서 영입한 만큼 첫 상임위는 전공 분야를 살릴 수 있는 상임위에 배정되는 편입니다. 의사 출신은 보건복지위, ICT 전문가는 과통위 이런 식으로요.
한편 21대 국회 후반기 최고 인기 상임위는 국토위와 산자위로 전해집니다. 현재 원내 대표와 부대표 등 일부 원내 지도부만이 의원들이 제출한 상임위 지망 현안을 알고 있고 대외비로 부쳐져 있습니다. 발 넓은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다른 시기와 선호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해집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 대변인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후반기 국회 인기 상임위는 전통적으로 인기 상임위였던 국토위와 산자위”라면서 “다만 지난 상반기 때와 달리 과방위도 상당수 의원이 지망한 걸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상임위가 있지만, 시대의 변화나 역할, 국회 인적 구성에 따라 인기 상임위가 달라지는 때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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