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지율 급락·내홍 심화..박민영 "자정 능력 필요" [쿡 청년정치]

안소현 2022. 7. 1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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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선당후사 정신 있어야"
"청년정치인 유입은 당에 긍정적"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11일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안소현 기자

국민의힘 내홍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의견을 내고 있다. 최근 그는 언론과 SNS를 통해 당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대변인이 당을 ‘저격’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지만 박 대변인은 ‘누군가는 했어야 하는 말’이라며 당에 자정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박 대변인을 만났다.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마주한 박 대변인은 정치권에 청년대변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정치권에는 사회에 문제의식을 지닌 사람이 들어와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의 솔직한 심정을 쿠키뉴스가 들어봤다.

- 젊은 나이로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 지난 2017년 바른정당이 주최했던 ‘바른토론배틀’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당시 대변인직 등 당직이 포함되지 않은 대회였지만 제의를 받아 청년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청년대변인 활동 후 6개월 뒤 입대할 예정이어서 국회에 복귀할 생각이 없었지만 ‘조국 사태’ 등을 통해 정치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복귀를 생각했다. 이후 원희룡 캠프 측에서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정치에 참여할 이유를 찾았다. 젊은 사람들이 밖에서 얼마나 답답했을지를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정치에 입문해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공감하고 대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에게 청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2권의 책을 쓰기도 했다. 지난해에 청년보좌역 활동, 올해부터는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준석 대표 징계 등 내홍 겪는 국민의힘을 진단한다면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 결정 자체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대표가 집행 권한이 있는데 집행 권한을 행사하지 못했고 이런 예외상황에서 당헌과 당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명시하지 않았다. 대표 집행을 거치지 않고 최고위 결정으로 확정 지은 상황이라 대표로서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수사가 안 된 걸 선제로 징계하는 것이냐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옳고 그름과 별개로 당의 최후 보루로서 결정권을 가진 독립 기구는 윤리위원회가 맞다. 이에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은 당 전체 결정에 대해 저항하는 이미지가 될 수 있다. 일단 결정을 수긍하고 개인적 명예회복을 위해 힘쓴 뒤 복귀하는 게 서로를 위해 좋다고 느낀다. 당이 힘든 상황에서 대표의 복귀가 반등의 순간이 된다면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가 생긴다고 본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체제로써 대표의 직함을 지켜준 건 사실이다. 이런 면에 대해서는 대표를 위한 길이 어떤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분노보다 인내가 필요하다.

- ‘펜스룰’ 관련 논란도 있었는데, 젠더 갈등에 대한 생각은
▶ 굉장히 잘못된 행태다. 우리는 독립적인 사람이 아니라 같이 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양쪽 극단을 배제하고 중간으로 와야 한다. 젠더에 대해 하나가 죽어야 하나가 사는 것처럼 제로섬 게임을 하도록 정치권이 몰아가고 있다. 정치권이 심각하게 다뤄야 할 청년 이슈들, 2030세대 노동자들의 이슈 등이 소외된다. ‘펜스룰 사건’이 전형적인 극단의 예다. 여성을 잠재적 무고 가해자로 취급한 건데 이는 명백한 일반화의 오류를 똑같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마땅히 (논란에 대해) 대답할 책임이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제가 당의 대변인으로서 사과를 드렸다. 이런 젠더 문제에 대해 대표가 6개월 뒤 복귀해서도 담론을 중화하는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간 지점으로 오기 위한 노력을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 20대 남성 지지율 급락 등 청년이 국민의힘에 등 돌리는 이유는
▶ 우리가 얼마나 (득표를) 했나, 이 고민을 할 게 아니라 왜 우리가 20대 투표율을 이것밖에 이끌어내지 못했는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20대들이 관심 가질만한 담론과 아젠다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던 건 아닌가. 이 부분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어떤 세대를 위하겠다’ 이런 식으로 한 세대를 겨냥한다고 해서 그 세대가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다. 똑같은 ‘갈라치기’ 논리로 접근하면 안 되고 청년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대표적으로 노동이슈에 무관심하지 않았는지 고민을 해야 한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11일 쿠키뉴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 대변인 입장이 아닌 국민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 기본적으로 저는 사람보다는 담론과 가치, 조직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당이라는 게 영속성이 있고 하나의 기치(旗幟·일정한 목적을 위해 내세우는 태도)를 담는 집단으로서 유의미성이 있어서 늘 ‘선당후사(先黨後私·개인의 안위보다 당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이르는 말)’라는 말을 하는 거다. 그런데 선당후사를 외치는 사람들이 과연 당을 위하는 게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진정한 의미의 선당후사가 됐으면 좋겠다. 저는 지금까지 늘 일관되게 사람이 아닌 당을 위해 일했다. 제가 대변인이어서 이런 면에서 문제의식을 느끼지만 당내 인사들에게 직접 어떤 비판을 하는 게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밖에서 어떤 비판을 막아내는 것보다 안에서 문제를 바꾸는 게 우리 집단을 위해 이로울 때가 있다. 제약이 있는 것은 아쉽고 앞으로 자중할 생각이지만 그럼에도 임계를 넘는 순간이 왔을 때는 당을 위해 앞으로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충언할 거다.

- 청년정치인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 청년정치인이 유입되는 건 당의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절대로 한 사람이 한 세대의 담론을 안고 갈 수 없다. 한 사람에게 매몰된 정치는 관성적인 팬덤 정치 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 이준석 대표를 예로 들어보자면 이 대표는 ‘투사’다. 대표는 홀로 전장에서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이들의 환호를 받고 그 환호로 더 자극적인 퍼포먼스를 하는 악순환에 빠져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이 대표를 결정적으로 고립되게 만든다. 이 대표는 너무 대중을 바라봐서 고립됐지만 기존의 청년 정치는 임명권자의 눈치를 너무 봐서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자신이 대표해야 할 사람들의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는 상황에 도래한 게 지금까지의 청년 정치의 문제였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것이 ‘선발과 선출’이다. 지금 만 39세까지의 유권자가 약 33%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과 선출로 자신의 권위를 가질 수 있는 청년정치인들이 유입되는 건 당에 긍정적이다.

- 박민영에게 ‘정치’란
▶ 정치란 내 문제의식을 해결책으로 승화하는 과정이다. 진짜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문제의식을 느끼고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저를 둘러싼 게 바로 젊은 세대의 담론을 어떤 식으로 정치권이 끌어안을 것이냐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거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정치권의 역할이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높게 평가할 수 없는 이유는 (박 전 비대위원장이) 문제의식만 있지 해결책이 없다. 그 문제의식조차도 자신이 대변하고자 하는 극히 일부의 지지자들을 위한 메시지다. 이준석 대표는 해결책을 위한 그림을 제시했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저항에 직면하는 방식을 택했다. 문제의식과 해결에 대한 의식, 여기에 더해 해결을 위한 포용력까지 갖춰야 하는 게 우리 사회에 필요한 청년 정치 리더가 지녀야 할 자질이라고 본다. 저도 여러 사례를 경험하며 배우고 있다. 지켜봐 달라.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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