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중징계 후 이대남 '尹심' 폭락.. 李는 '잠행'

구자창 2022. 7. 1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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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결정한 뒤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20대(18~29세)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 불복 선언 후 잠행 중인 이 대표는 ‘온라인 당원 가입’을 독려하면서 다음 행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9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21.3%로 나타났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대 尹지지율 37.9→21.3% 폭락
20대는 가장 크게 이탈한 지지층 중 하나였다. KSOI 조사에서 지난주 2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37.9%였는데, 한 주 사이에 16.6% 포인트가 줄었다. 전 연령대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2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40대(23.6%)보다도 낮았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37.8%)이 윤 대통령 지지율(21.3%)보다 16.5% 포인트 높게 나타난 대목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42.9%)보다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은 지지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지하지 않는 20대가 한 주 사이 크게 늘었다는 얘기가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중남미 미래협력포럼 참석차 방한한 중남미 10개국 장·차관급 고위 인사들을 단체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전체 연령대로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국정운영 긍정평가)은 34.5%를 기록했다. 지난주 지지율은 42.8%였으나, 8.3% 포인트 하락하며 30%대로 내려왔다. 이 조사는 당 윤리위가 지난 8일 새벽 이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발표한 뒤 실시됐다.

부정평가는 8.9% 포인트 오른 60.8%를 기록했다. 부정평가가 60%대를 넘긴 여론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평가와 긍정평가의 격차는 26.3% 포인트로, 지난주 조사 격차(9.1% 포인트)보다 크게 벌어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48.6%로, 50%에 근접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8.6%로 나타났는데, 이는 윤 대통령 지지율보다 4.1% 포인트 높은 것이다. 달리 말하면 윤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된다.

KSOI는 이번 조사에서 이 대표가 받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수위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적절한 징계’라고 답한 비율은 33.2%였고. ‘과도하다’ 31.0%, ‘미흡하다’ 27.5%로 각각 나타났다. 세 응답 모두 오차범위 내였다. ‘잘 모르겠다’며 판단을 보류한 응답은 8.4%였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전 연령대에서 30%대였지만, 20대에서는 16.6%로 낮았다. 20대에서 ‘과도하다’는 응답은 37.7%로 가장 높았고, ‘미흡하다’는 33.1%였다.

이번 조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6.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준석 ‘암중모색’… 온라인 당원 모아 반격 준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지난 8일 윤리위 결정 직후 징계 불복을 선언한 뒤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그는 11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 주재 여부에 대해 “주말에 판단해보겠다”고 했지만, 결국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최고위를 주재했다.

“모든 조치를 하겠다”며 언급한 윤리위 재심 청구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에 대해서도 아직 움직임은 없다. 이 대표는 자신의 측근 그룹과도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고 이날 선수별 의원 모임과 의원총회 상황을 지켜보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11일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사퇴할 뜻은 전혀 없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다. 제가 어제 확인했다”고 말했다. 과거 이 대표와 바른정당 인연이 있는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6개월 징계이기 때문에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할 이유는 안 된다”면서도 “현재 당내 목소리들로 보면 저 같은 입장은 사실 소수”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온라인 입당 링크를 올리고 “당원 가입하기 좋은 월요일입니다”라고 적었다. 지난 8일에도 같은 주소를 올렸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이번 윤리위 사태를 계기로 자신을 지지하는 온라인 당원 수를 확보해 정치적 재기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20대 지지층의 이탈을 두고 지지 철회를 막기 위한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더욱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젊은 당원 여러분이 당을 버리고 떠나기보다는 오히려 당에 남아 더욱 적극적으로 옳은 소리와 충고를 개진해달라는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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