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값 상승에.. 한 그릇 1만5000원 '金계탕' 된 삼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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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16일)을 앞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닭요리 전문점.
식당 벽에 붙은 메뉴판에 삼계탕은 한 그릇 1만4000원, 닭한마리(2인분)는 2만원이라고 표시돼 있다.
한 삼계탕집 직원은 "지난해 12월 삼계탕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다. 닭고기값뿐만 아니라 마늘, 인삼, 대추 같은 부재료까지 비싸지면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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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료 물가도 뛰어 가격 상승 압력
사장님 "손님 잃을까 인상도 부담"
초복(16일)을 앞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닭요리 전문점. 식당 벽에 붙은 메뉴판에 삼계탕은 한 그릇 1만4000원, 닭한마리(2인분)는 2만원이라고 표시돼 있다. 근처 식당들에서 삼계탕은 1만5000~1만7000원, 닭한마리는 2만6000~3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싼 편이다. 가격 얘기를 꺼내자 식당 사장은 “싼 게 아니라 값을 올려야 하는데 못 올리고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삼계탕은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니어서 단골 매출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선 몇천원씩 올렸는데 매장 가격은 못 올리고 이 눈치 저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식당은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려고 직원 없이 운영하고 있다. 혼자서 주문 접수부터 요리, 포장, 결제까지 마친 사장은 “초복 성수기여야 하는데 작은 가게이다 보니 아직까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식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초복을 맞아 식당에서 삼계탕 한 그릇을 사먹기도 부담스러워진다. 서울에선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평균 1만5000원에 육박한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복날에 가격 인상을 놓고 고민 중이다. 닭고기값이 오른 데다 부재료 물가까지 뛰고 있어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닭고기 도매가는 ㎏당 392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3293원)보다 18.4% 올랐다. 지난달 월평균 도매가는 3477원으로 지난해 6월(2340원)과 비교해 1000원 넘게 비쌌다. 올해 들어 월평균 도매가는 3000원 밑으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닭고기값이 비싼 건 생산비가 크게 올라서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사료값은 훌쩍 뛰었고 인건비, 운반비까지 인상됐다. 화물연대 총파업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화물연대가 사료용 수입곡물이 들어오는 군산항을 막아서면서 농가에 사료 공급이 막혔었다. 일부 도축이 지연되거나 파업을 대비해 도축을 앞당기면서 상품성 있는 닭이 부족한 현상도 빚어졌다.
닭고기값 상승은 삼계탕 가격 오름세로 직결된다. 식당에서 주로 쓰는 토종닭과 삼계 수요가 크게 늘어 시세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삼계탕 평균가격은 1만4885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4077원)보다 5.7% 올랐다. 서울 유명 식당에서는 삼계탕 한 그릇에 1만7000~1만9000원 수준이다. 자영업자들은 ‘복날 대목’을 시들하게 보낼까 걱정한다. 한 삼계탕집 직원은 “지난해 12월 삼계탕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다. 닭고기값뿐만 아니라 마늘, 인삼, 대추 같은 부재료까지 비싸지면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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