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정점 아직 멀었다?.. 식료품 가격 하반기 더 오른다

문수정,정신영 2022. 7. 12.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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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0%로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밀 수확 시기,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증가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가격을 올린 데다, 새 정부의 첫 해인 만큼 물가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암묵적 분위기도 감지된다.

소비자의 체감물가가 폭등 수준이라는 점도 가격 인상을 조심스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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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랐던 국제 곡물가격 본격 반영
업계 수익 악화.. 가격인상엔 눈치
새 정부에 물가 부담 줄라 속앓이
해양수산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명태의 정부 비축분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방출하고 수산물 할인행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은 11일 서울의 한 전통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산물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0%로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후폭풍이 한창이던 1998년 11월(6.8%) 이후 처음이다. 이런데도 전문가들은 “아직 물가 고점이 오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식품업계는 비상이다. 가격을 올려야 할지, 동결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할지 곤혹스러운 양자택일 상황에 놓였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제품가격 추가 인상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업체는 없지만, 가격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 국제 선물시장에서 지난 3~5월 밀, 대두, 식용유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던 여파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가공식품 가격이 추가로 오른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다. 최근 밀 수확 시기,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증가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국제 선물가격이 한국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4~6개월 시차가 있다. 대부분 3~6개월가량 비축할 물량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지난해 말부터 비축한 원자재를 쓴 덕분에 곡물 가격 급등 영향을 받지 않았다. 3~5월 구매 분양의 가격은 올해 하반기에, 현시점에서 구매하는 원재료 가격은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반영되는 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양질의 재료를 좋은 가격에 적정한 기간을 설정해 구매해야 하는데 쉬운 게 하나도 없다. 매일이 전쟁 같다”고 말했다.

각종 비용은 가만히 있어도 치솟고 있다. 유가 고공비행으로 물류비가 크게 뛰었고, 고환율 탓에 수입산 원재료 구매가격의 상승 폭은 더 커졌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르면서 수입 원재료 구매가격은 지난해 평균 환율(1144원)보다 18%가량 상승 효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말을 아낀다.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가격을 올린 데다, 새 정부의 첫 해인 만큼 물가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암묵적 분위기도 감지된다.


소비자의 체감물가가 폭등 수준이라는 점도 가격 인상을 조심스럽게 만든다. 물가상승률이 6%라고 해도 소비자 체감은 2~3배 더 높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최근 생활필수품 3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2분기 생필품 가격은 지난해 2분기보다 평균 9%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은 밀가루(31.3%), 식용유(23.9%), 참기름(15.5%), 콜라(15.2%), 쌈장(13.9%)이었다. 평균 상승률이 20%대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35개 품목 가운데 33개 가격이 올랐다. 밀가루(14.3%), 식용유(13.7%), 햄(12.0%), 달걀(8.9%), 아이스크림(7.2%) 순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이 나타났다.

또한 식품 대기업의 가격 동결은 중소 납품업체에 타격을 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반기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돼 경기침체까지 오면 물가가 더 높아질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환율이 더 올라가면 수입 물가가 엄청 뛰게 된다. 환율 문제를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수정 정신영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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