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회피력 강한 BA.5 변이, 이번 주 국내 우세종 될 듯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그 원인으로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5의 확산을 꼽았다.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어나고, 백신 접종과 감염으로 얻은 면역력도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빠른 전파력과 면역 회피 능력을 갖춘 BA.5 변이가 퍼지면서 코로나 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변이는 초창기 코로나바이러스(우한주)를 기준으로 유전자가 하나 이상의 돌연변이를 일으킨 경우를 말한다. 명칭은 크게 알파벳 접두사와 숫자 접미사로 구성된다. 알파벳 접두사의 경우 대문자를 단독 또는 조합해 사용한다. 숫자 접미사 앞에 붙는 마침표는 ‘~번째 후손’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B 계통에서 첫 번째로 확인된 후손은 B.1로 명명되고, B.1에서 일곱 번째로 확인된 후손은 B.1.7이 된다. 오미크론 변이는 BA.1이고, 스텔스 오미크론은 BA.2로 불린다. BA.5는 BA 계통에서 나온 다섯 번째 변이다.
영국 보건청에 따르면 BA.5 변이는 기존 우세종인 BA.2보다 전파 속도가 35.1% 빠르다. 전문가들은 BA.5가 이번 주 내 전체 감염의 50%를 넘어 우리나라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파력만큼 우려스러운 특성은 면역 회피 능력이다. 돌파감염이나 재감염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국내에선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3개월가량 시간이 흘렀고, 3차 접종 이후 6개월 이상 지난 탓에 전 사회적으로 면역력이 많이 감소한 상황이다. BA.5 변이의 면역 회피 특성이 재유행을 더 빠르게 견인할 수 있다.
또 오미크론 유행까지 어느 정도 감염 차단 효과를 보였던 코로나19 백신이 BA.5 앞에서는 큰 효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질병청은 “(BA.5 변이의) 높은 면역 회피성에도 불구하고 예방접종에 따른 위중증, 사망 예방 효과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고위험군의 4차 접종을 강조하고 나섰다.
BA.5 변이가 기존 오미크론보다 더 심한 증상을 동반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일본 연구팀의 논문을 인용해 세포 배양 실험에서 BA.4, BA.5 변이가 BA.2 변이보다 폐에서 더 효율적으로 증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BA.5는 감염 시 더 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 밖에 더 심한 인후통과 코막힘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방역 당국은 아직까지 BA.5 변이의 증상과 중증도가 기존 오미크론 변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고령층, 기저질환 보유자 등 고위험군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코로나19 재감염자의 사망 위험과 입원 위험이 처음 감염된 사람보다 더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한편 BA.5보다 면역 회피력이 더 큰 새로운 변이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난 6월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BA.2.75다. 이전 변이와 매우 달라 신화 속 반인반수인 ‘켄타우루스(Centaurus)’로 불리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사람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새로운 변이가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BA.2.75는 현재 인도, 미국, 호주, 영국, 일본 등 12개국에서 발견됐다. 다만 BA.2.75가 위중증이나 사망자 발생도 늘리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어환희·이우림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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