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첫 복합쇼핑몰' 치고나간 현대 "여의도 더현대 급"

김준희 2022. 7. 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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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이 부동산 개발 기업인 휴먼스홀딩스 제1차 PFV와 함께 ‘더현대 서울’과 같은 문화복합몰을 짓기로 한 광주 북구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전국적 관심을 끈 ‘광주광역시 최초 복합쇼핑몰’ 타이틀은 누가 거머쥐게 될까. 유통 빅3 기업 중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일 먼저 선수를 쳤다. 광주에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과 같은 문화복합몰을 만들기로 하면서다. 하지만 강기정 광주시장은 “더현대가 (광주시 복합쇼핑몰 구상에) 일치한다면 그곳이 될 수도 있고, 아니라면 또 다른 곳이 될 수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광주광역시는 11일 “현재까지 (복합쇼핑몰과 관련해) 정식으로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는 없다”며 “현대·신세계·롯데 등 유통 빅3 업체가 복합쇼핑몰을 짓겠다는 의향을 밝혀와 행정적 절차만 안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6일 “부동산 개발 기업인 휴먼스홀딩스 제1차 PFV와 함께 광주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약 31만㎡(약 9만평)에 미래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가칭)를 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획대로 추진되면 윤 대통령의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이 실현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미래형 문화복합몰은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 소매점을 중심으로 결합한 지금 복합쇼핑몰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라며 “쇼핑과 더불어 여가·휴식·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문화체험이 접목되는 새로운 업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약 2만2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 복합쇼핑몰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건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월 16일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공약으로 내놓으면서다. 당시 윤 후보는 거리 유세에서 “광주시민이 복합쇼핑몰을 아주 간절히 바란다. 왜 광주에만 (복합쇼핑몰이) 없나”라며 “이 유치를 누가 반대하나. 민주당이 반대해오지 않았나. 민주당 독점 정치가 지역민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을(乙)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는 “상생과 연대의 광주정신을 훼손해 표를 얻겠다는 알량한 계략”이라고 비판했다.

광주에는 아직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같은 대기업 복합쇼핑몰이 없다. 창고형 할인점도 지난 1월 개장한 롯데쇼핑의 ‘맥스’가 처음이다. 신세계가 앞서 2015년 광주 서구 화정동 버스터미널 주변 부지를 확보해 복합쇼핑몰과 특급호텔 건립을 추진했지만, 인근 소상공인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닥쳐 2년 만에 중단했다.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소식에 국민의힘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석호 국민의힘 광주시당 대변인은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는 대통령 공약 사업이자 지방선거 때 (국민의당) 광주시장 후보의 공약이기 때문에 여당은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송갑석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 측은 “전임 이용섭 시장이나 강기정 현 시장 모두 복합쇼핑몰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다만 ‘묻지마 입점’ 찬성이나 적극 반대가 아니라 지역 상권과의 공존과 상생이 담보돼야 한다는 원칙이 꼭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가 선수를 쳤지만, 신세계와 롯데쇼핑도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에 욕심을 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광천동 버스터미널(유스퀘어) 부지 일부를 빌려 백화점을 운영 중인 신세계 측은 터미널 부지에 특급호텔과 함께 복합쇼핑몰 건립을 구상 중이다. 롯데쇼핑 측은 도심과 떨어진 어등산관광단지 부지에 복합쇼핑몰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시장은 복합쇼핑몰 건립의 ‘열쇠’는 광주시가 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7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 광주시대 준비위원회(광주시장직 인수위원회)’의 활동 보고서 전달식에서 “복합쇼핑몰 사업자 선정은 공모 방식이 아닌 자연스러운 과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 추진과 관련해) 7∼8월 중 제안서를 접수해 12월 중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인수위 구상에 대한 답변이었다.

강 시장은 이날 “아직 어느 유통사업자도 (공식적으로) 제안한 바 없고, 현대백화점그룹이 얘기하는 게 광주시에서 생각하는 복합쇼핑몰 개념에 해당하는지도 알 수 없다”며 “(쇼핑몰) 위치, 시민과 시가 생각하는 모델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니 ‘복합쇼핑몰은 이런 거다’라는 규정을 시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안팎에서는 “강 시장은 복합쇼핑몰 유치가 대통령 공약인 만큼 쇼핑몰 주변 공적 인프라에 대해서는 국비를 지원하는 국책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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