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출입기자 11명 코로나 확진, 도어스테핑 멈췄다

현일훈 2022. 7. 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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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월 23일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잠정 중단했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공동)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변인의 브리핑 역시 가급적 서면 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출입기자 중에도 이날 11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당분간 윤 대통령과의 직접 접촉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게 대변인실의 설명이다.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5월 11일 시작해 이달 8일까지 24회 진행한 도어스테핑은 윤석열 정부를 전 정부와 차별화하는 상징 중 하나였다. 소통 확대를 공언해온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으로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으며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혀 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날 공지는 대통령실의 일방 통보에 가깝다. 전날까지만 해도 풀 기자단을 구성해 도어스테핑을 이어가겠다고 공지했고, 실제 풀 취재단(3명)도 꾸려졌다. 그러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일찍 코로나19를 이유로 도어스테핑 취소를 알려왔다. 당장 “자가검사 키트로 음성이 나온 기자 몇 명이 멀찌감치에서 질문하는 것도 문제가 되느냐” “출근하는 모습조차 카메라에 못 담게 하느냐”는 기자단의 항의가 쏟아졌다.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이날은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진 사퇴 다음 날이다. 장관(급) 후보자의 추가 낙마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게 뻔한 날 질의응답을 중단한 것이다. 그간 인사 문제는 도어스테핑 때 윤 대통령의 거친 발언과 함께 지지율을 갉아먹는 원인으로 꼽혀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실제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7.0%(부정 응답 57.0%)로 전주 대비 7.4%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8~9일 한 조사(1002명 대상)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는 긍정 34.5%(부정 평가 60.8%)로 8.3%포인트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 역시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은 41.8%, 국민의힘은 40.9%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지만 민주당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선 것은 지난 3월 5주 차 조사(민주당 41.2%, 국민의힘 40.4%) 이후 14주 만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도어스테핑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권위주의를 내려놓은 적극적인 소통으로 새로운 대통령상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민감한 현안에 대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논란을 키운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익명을 원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도어스테핑 전에 윤 대통령에게 예상 질문에 맞는 답안을 전달하곤 하는 데 반영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도어스테핑을 유지하더라도 그 횟수를 줄여나가는 게 맞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판을 쏟아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불리하면 안 하고 유리한 일이 있을 때 하는 것은 원칙이 아니다”며 “여러 실언이 지지율 저하로 이어진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에 “추락하는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전략 같은데 번지수가 틀렸다”며 “입을 막고 셀프 자가격리에 들어가 불리한 국면을 돌파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삼척동자도 안다”고 썼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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