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폐지 후폭풍?..美 FDA에 '처방전 없는 응급피임약' 첫 승인 신청

김다영 2022. 7. 1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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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낙태권 옹호 단체가 가두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로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식품의약국(FDA)에 처방전 없이 응급피임약 판매를 허가해달라는 신청서가 처음으로 접수됐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제약회사 HRA파마는 이날 자사 응급피임약 제품의 OTC(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취지로 FDA에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응급피임약은 혈전증 부작용을 우려로 처방전이 있어야 구할 수 있다. 이번에 FDA가 HRA파마의 신청을 승인하면 미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첫 응급피임약이 된다. HRA 경영진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처방전을 거치지 않고 약품을 판매하려면 소비자가 표시된 설명을 이해할 수 있고 스스로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으며, 전문가의 지도 없이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약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이와 관련해 HRA파마는 신청서에 6개월간 자사 약품을 복용한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과 7년간 진행한 연구 결과 등을 포함해 제품의 안전성을 증빙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프레데리크 웰그린 HRA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50년간 이용 가능했고 여성 수백만명이 안전하게 사용한 제품이 이제는 더 많이 사용될 수 있게끔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HRA의 신청은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절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결정을 내리면서 전역에서 파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FDA 결정에 따라 일종의 선례가 정해지는 것이어서 향후 다른 피임약을 비롯해 낙태약의 처방전 없는 판매승인을 심사할 때도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HRA는 지금 FDA 승인을 신청한 것은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다며 우연이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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