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40일째, 갈등 계속
[윤성효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사조직을 동원한 파업파괴 폭력 중단하고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요구에 답하라."(조선하청 노동자).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 폭력행위를 막아 대우조선해양을 살려달라."(대우조선해양 임직원).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이 오래 가면서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 하청노동자들은 사측에 대해 "파업을 파괴하려는 폭력을 중단하라"고 했으며,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사내협력사 직원들은 거리로 나서 "법질서를 바로 잡아달라"고 했다.
하청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6월 2일부터 '임금 30% 인상'과 '노조 인정' 등을 내걸고 파업하고 있다.
하청노동자 7명이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1도크 건조중인 선박 바닥과 20미터 높이에서 농성하고 있다. 이에 선박 진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11일 거제시청에서 연 기자회견. |
ⓒ 금속노조 |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11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우조선해양은 사조직을 동원해서 폭력으로 하청노동자 파업투쟁을 파괴하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들은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은 하청노동자 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하고, 하청노동자 요구에 대해 거짓 선전하고, 정규직 관리자를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고, 정부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는 것으로 일관해왔다"며 "한마디로 하청노동자 파업을 파괴하고 '박멸'하려고만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공권력 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되자 사조직을 동원한 폭력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8일 1도크 앞에서 벌어진 상황과 관련해, 이들은 "욕을 하며 얼린 생수병을 정조준해 던졌다"며 "결국 그것을 머리에 맞은 여성노동자가 부상당했고, 심지어는 한 명이 도크장에 내려가 끝장농성 하는 곳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했다. 이날 직·반장들로 구성된 '현장책임자협의회'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궐기대회"를 연 뒤 이곳으로 왔던 것이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폭력으로 하청노동자 파업을 파괴할 수는 없다. 폭력은 더 극단적인 대립을 불러올 뿐이다"며 "8일 발생한 폭력은 그 목적이 직접적인 파업 파괴에 있으며 그 때문에 제한 없는 폭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 답하고 결단하라"며 "그것만이 하청노동자 파업 문제를, 조선업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다"고 했다.
▲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임직원들이 11일 경찰청 앞에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
ⓒ 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사내협력사협의회는 거통고조선하청지회를 향해 '불법 파업'이라며 거리로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임직원들이 이날 오전 경찰청 앞에서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불법파업 수사 촉구 집회"를 열고 호소문을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은 호소문을 통해 "불법 파업으로 6월에만 28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하였고, 파업이 계속될 경우 하루마다 매출감소 260억 원, 고정비 손실 60억 원이 발생한다"며 "파업이 지속될 경우 모처럼 찾아온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회사의 회생을 위해 어떠한 고통도 감내해온 2만여 명의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의 노력이 단 100여 명 하청지회의 불법행위로 인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했다.
임직원들은 "생산 차질이 계속될 경우 대외 신뢰도 하락 및 천문학적 손실 등 대우조선해양은 회생 불능이 될 수도 있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 철저히 수사해 법질서를 바로 잡아달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 대표들도 이날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호소문을 발표했고, 진민용 (주)삼주 대표는 삭발식을 가졌다.
협력사 대표들은 호소문을 통해 "불법행위를 감내하며 기다려 왔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고 경영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며 "행정력은 저희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를 찾아 호소하고 경남지방경찰청을 방문해 불법 행위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요청하고 많은 이들의 의지를 담은 1만여명의 서명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피해를 입고 생존에 위협을 받는 우리들은 무시를 당하고 불법 파업으로 일관하는 거통고조선하청지회 일부 조합원들은 지금까지 버젓이 자신들의 행동을 바꾸지 않고 있다"며 "누가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인지 너무나 답답한 현실이다"고 했다.
▲ 진민용 (주)삼주 대표의 삭발식. |
ⓒ 대우조선해양 |
▲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 대표들이 11일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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