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바이러스 버전"..다시 코로나 악몽 몰고온 괴물 'BA.5'
전 세계 검출 변이의 52% 차지
美서 우세종..하루 확진 10만
영국·호주·일본에서도 곧 우세종
오미크론(BA.1)의 하위 변이인 BA.5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일 나온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BA.5는 지난달 말 기준 83개국에서 검출됐다. 또 전 세계에서 검출된 코로나19 변이 가운데 BA.5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달 셋째 주 37%에서 넷째 주(6월 19~25일) 52%로 증가했다. BA.5의 빠른 전파력을 감안할 때 현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발견된 BA.4는 지난달 넷째 주 전 세계 코로나19 검출 변이 중 12%를 차지했다.
BA.5의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 세계의 최근 7일 평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89만7623명으로 2주 전인 지난달 26일의 65만6495명과 비교해 37% 상승했다.
미국에선 BA.5가 우세종이 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 BA.5가 미 전체 감염 사례의 53.6%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NYT 집계 결과 지난 10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 평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10만7533명을 기록했다. 이는 2주 전과 비교해 5% 증가한 수치로 미국은 지난 5월 중순 이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100만 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과소 집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10일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집에서 하거나 아예 하지 않기 때문이다.
WP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분석하는 스크립스연구소의 에릭 토폴 교수는 BA.5의 감염력과 면역 회피력을 고려할 때 "우리가 본 바이러스 중 최악의 버전"이라고 평했다.
바이러스 학자인 로렌스 영 워릭대 의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BA.5는 지금까지의 코로나19 변이 중 가장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면역 회피력으로 높은 수준의 재감염을 초래하고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BA.5의 전파 속도는 BA.2보다 35%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와 호주 등에서도 BA.5가 빠르게 확산하며 조만간 우세종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국의 최근 7일 평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419명으로 2주 전과 비교해 19% 증가했다. 독일은 같은 기준 하루 확진자가 2주 전보다 12% 증가한 8만9610명으로 집계됐다. 호주 역시 같은 기준 하루 확진자는 3만8912명으로, 2주 전에 비해 36% 치솟았다.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사례 급증 역시 BA.5가 이끌고 있다고 재팬타임스는 전했다. 일본에선 이달 말에 BA.5가 BA.2를 제치고 우세종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본의 최근 7일 평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3665명으로, 2주 전인 지난달 26일 1만4827명과 비교해 194%나 늘었다.
싱가포르도 BA.5의 확산으로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지난 10일 하루 확진자는 6423명으로 지난달 10일 2969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10일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이런 상황 탓에 방역 규제 강화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BA.5가 우세종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BA.5는 처음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우세종이 됐고, 지난달 기준 포르투갈에서 신규 감염의 80%를 차지했다.
변이 BA.2.75 발견..."면역 회피력 더 강할 수도"
미 식품의약국(FDA)는 최근 백신 제조사들에게 BA.5 맞춤형 백신 개발을 권고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변이하는 상황에서 BA.5가 몇 개월 후에도 지배종이란 보장이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미 워싱턴대 지야드 알 앨리 교수는 WP에 "BA.5 백신이 나올 때쯤 BA.6 혹은 BA.7이 나올까 걱정된다"며 "코로나바이러스는 계속해서 사람의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BA.2의 또 다른 하위 변위인 BA.2.75가 지난달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후 미국·호주·캐나다·독일·영국 등 10여 개 국에서 보고됐다. WHO는 이 변위를 BA.2 하위 변이 목록에 올리고 주시하고 있다.
토폴 교수는 "BA.2.75엔 BA.5를 넘어서는 변이가 있다"며 "BA.5보다 면역 회피력이 더욱 강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이전 변이들과는 다르다는 의미에서 BA.2.75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이름을 따 ‘켄타우로스'(Centaurus)’란 별칭을 붙였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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