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 완전 중단' 대비하는 獨·佛..시민들 사재기 나선 이것
독일과 프랑스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비상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부터 21일까지 열흘간 독일을 통해 유럽 주요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주 경로인 노르트스트림-1 파이프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매년 해왔던 "유지보수를 위해서"라는 게 러시아 측 명분이다.
그러나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지난 10일 현지 라디오 방송인 도이칠란드푸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영구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 개최된 경제 콘퍼런스에서 "가스 공급이 완전히 끊기는 상황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두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이번 기회에 보복성으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말이다.
이에 따라 르메르 장관은 "우선 가정과 기업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1일 르피가로 홈페이지에서 실시된 '에너지 절약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14만명이 참여해 약 70%가 '절약하겠다'고 응답했다.
독일에서는 수영장 폐쇄, 가로등과 신호등 끄기, 산업용 규모의 기숙사에 시민 수용 등의 대안이 마련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작센주의 디폴디스발데의 한 주택협동조합 건물에서는 벌써 겨울에 대비해 오전 4시~8시,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5시~9시에만 온수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대신 임대료를 감면해주기로 했지만 한 주민은 빌트에 "제2차 세계대전 직후처럼 나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사람들은 가스 대용 난방 도구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가디언은 "독일에서 전기·석유 히터, 적외선 패널, 캠핑용 스토브 등의 가스 없이 가열되는 모든 것에 대한 수요가 전례 없이 높다"면서 "특히 장작 난로를 설치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대기자 명단이 엄청 길다"고 전했다. 독일 NTV에 따르면 최근 장작 난로 수요가 늘어 설치까지 약 3개월이 걸린다.
한편 캐나다가 고심 끝에 지난 9일 우크라이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터빈을 독일을 거쳐 러시아에 반환하기로 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중순 가스관 부품 중 하나인 터빈을 캐나다 지멘스에너지에 수리를 맡겼지만 대러 제재로 묶여 가스 송출 설비 가동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가스공급량을 기존의 40%까지 줄였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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