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점검단 다녀갔는데 기름값은 그대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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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주부터 정유사·주유소 시장점검단을 꾸려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주유소에서는 '기름값 고공행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 점검단은 지난 1일 유류세를 최대 37%까지 추가 인하한 데 따라 시중 주유소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까지 전국 10개 고가 주유소를 찾아 인근 주유소와 가격 비교를 통해 담합 정황을 조사하고 가격 인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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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 가격 통제 불가능한데
점검단 가동 보여주기란 비판도
정부가 지난주부터 정유사·주유소 시장점검단을 꾸려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주유소에서는 ‘기름값 고공행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 점검단이 다녀간 뒤에도 기름값을 전혀 내리지 않는 주유소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소재 A주유소의 휘발유 리터(ℓ)당 가격은 2598원으로, 서울 전체 평균(2143원)보다 ℓ당 455원 비싸다. 이 주유소는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합동점검단이 ‘고가판매 주유소’로 특정해 점검에 나섰던 곳이다. 정부 점검단은 지난 1일 유류세를 최대 37%까지 추가 인하한 데 따라 시중 주유소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까지 전국 10개 고가 주유소를 찾아 인근 주유소와 가격 비교를 통해 담합 정황을 조사하고 가격 인하를 당부했다.
그러나 A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 6일 정부 점검단이 방문했을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이 주유소와 골목길 하나를 사이에 둔 다른 주유소는 11일 현재 휘발유 가격이 ℓ당 2139원이다. 바로 인근 주유소보다도 ℓ당 459원이나 더 비싸게 기름을 팔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A주유소 측은 “유류세 인하 전 정유사에서 기름을 비싼 가격에 사 왔기 때문에 여기서 가격을 인하하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점검단이 방문을 예고한 서울 강남구의 B주유소 역시 11일 기준 휘발유 가격이 ℓ당 2618원으로 전체 서울시 평균보다 ℓ당 475원 비싸다. 정부 관계자는 “고가 주유소에 대해 기름값 인하를 당부하고 석유 품질이나 담합 여부 등을 조사할 수는 있지만, 가격은 주유소 영업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애초 정부의 가격 통제가 불가능한데도 보여주기식으로 점검에 나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유업계에서는 전체 등록 주유소의 80%인 자영 주유소들이 대부분 기존에 정유사로부터 비싸게 공급받은 재고를 소진하기 전까지는 기름값을 인하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임대료가 높은 주유소의 경우 그만큼 수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기름값 인하에 소극적인 면도 있다고 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강남 등 부촌이나 법인카드 사용량이 많은 도심 지역에는 가격 민감도가 낮아서 ‘배짱 영업’을 하는 주유소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주유소 5곳 모두 중구와 용산구 등 도심 지역에 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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