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화해 선물?.."美, 사우디에 공격용 무기 판매 검토"

김영주 2022. 7. 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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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을 앞두고, 미국이 사우디에 공격형 무기 판매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11일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는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앞두고, 미 행정부가 사우디에 공격형 무기 판매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단 이는 내부 검토 중이며, 최종 결정은 예멘 분쟁 종결을 위한 사우디의 노력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초 바이든 행정부는 예멘 분쟁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제한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아랍동맹군은 예멘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분쟁 중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사우디의 고위 관리는 최근 몇 달 동안 리야드와 워싱턴을 오가며 열린 몇 차례의 미팅에서 미국에 방어용 무기만 판매하는 기존 정책을 폐기하라고 압박했다. 한 관계자는 "미 행정부가 내부 논의를 시작했지만, 아직 결정 단계에 이르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행정부는 "현재로선" 이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했다.

사우디가 원하는 무기 리스트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승인한 것과 같은 정밀유도무기(PGM)가 포함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미국이 금지 조치를 완화하면 사우디는 장갑차와 같은 덜 치명적인 장비 수입이나 지대지·공대지 미사일을 보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순방 중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날 것으로 관측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행 자체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유화 제스처라고 할 수 있는 만큼, 검토 중인 '무기 판매 제한 해제' 조치도 사우디와 긴장 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초 바이든 대통령은 예멘 내전에 개입 중인 사우디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고 했다. 또 2018년 사우디 출신 저널리스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가 지목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겨냥해 "왕따(pariah)"로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은 사우디와 관계 개선을 모색해 왔다. 전쟁 이후 공급망 차질로 두 배 가까이 뛴 유가를 비롯해 물가가 급등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또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오는 11월 중간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자, '오일 자이언트' 사우디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게 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우디 방문을 "국제회의 참여"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미 언론은 원유 증산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게 주목적이라고 관측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3~16일 이스라엘과 사우디 등 중동을 순방한다. 사우디에선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사우디 방문 중 인권 문제를 중요하게 다룰 것을 약속했다. 이는 카슈끄지 암살 후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왔지만, 다시 사우디를 찾게 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많은 이들이 사우디 방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인권에 관한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고 기본권적 자유는 해외 방문에서 언제나 논의 주제였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강한 나라를 만드는 것은 나의 직무다. 우리는 러시아의 공격을 물리쳐야 하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도록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 목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라와 부딪히고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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