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월북 감청' 삭제 의혹 반박.."어떻게 국정원이 삭제하냐"

"MIMS 첩보 체계, 국방부가 관리
미국과 합의 없이 지울 수도 없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감청 정보 삭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반박하며, 국정원이 자신을 고발한 것을 향해서는 국정원을 국내정치에 개입시키고 있다고 반격에 나섰다.

박지원 전 원장은 11일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서해 공무원 피살 당시 감청 정보를 자신이 삭제토록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MIMS, SI 첩보 체계는 국방부가 관리하는데 어떻게 국정원이 삭제했다고 하느냐"며 "국정원도 그렇지만 군이 그러한 파일을 과연 미국과 합의 없이 지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MIMS라는 게 여러 사단까지 다 내려가 있어서 특수한 정보이기 때문에 열람을 제한했다고 군 공보실장도 얘기했다더라"며 "군이나 정보당국은 그렇게 (원본을 삭제)할 수 없는 것이고, 설사 국방부가 삭제했다 하더라도 미군이 가지고 있을텐데, 그랬을 때 어떤 파장이 오겠느냐"고 부연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 국정원이 전직 원장인 자신을 고발한 것에 대해서는 국정원으로 돌아온 이전 정권 인사들이 과거 국정원이 했듯이 자신 아래에서도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했을 것으로 넘겨짚고 고발을 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지원 전 원장은 "지금 현 원장은 외교관 출신이지만 1차장은 원세훈 전 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이라며 "2차장·3차장·특보도 다 전 정권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서 자기들이 했던 일을 개혁된 국정원도 한 것으로 착각한 것 아니냐 본다"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국내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개혁됐는데, 현 지도부들이 정치의 장으로 끌고들어가려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이러한 것은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정부를 향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와 도어스테핑을 조심하고, 김건희 여사 부속실을 설치하며, 사정보다 경제·물가로 가라고 했는데 그것을 총체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립적인 사람들, 야당을 지지했던 사람들도 당선자에게 몰아줘서 (지지율이) 다들 70~80%까지 가는데, 두 달만에 37%로 떨어진 것은 자기를 지지했던 지지자 12%p가 도망한 것이니 심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