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 D-7, 野 전당대회 출마 러시.. 이재명 언제 입 떼나?
'어대명' 흐름에 친명 對 비명 대립 이어져
李 호남 방문, 당원 모집 시작.. 주말 쯤 출마 선언할 듯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일주일 앞두고 의원들의 출마 선언이 봇물 터지고 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출마를 두고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경쟁이 팽팽한 가운데, 이재명 의원은 침묵을 지키며 지지세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전당대회 규칙 발표 이후 하마평에 오르던 의원들이 거취를 결정하면서 당대표 선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자는 △97(90년대 학번·70년대생)그룹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김민석 의원 등 5명으로 이들이 이 의원과 경쟁하는 6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의원들은 새로운 리더십을 자처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에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기자 간담회 중 "통합의 시작은 패배에 대한 평가에서 시작해야 한다. 먼저 통렬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이 의원의 출마를 비판했다. 강훈식 의원은 1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에는 이재명의 시간이 아닌 변화와 혁신의 시간이 필요하다. 파격으로 국민의 시선을 민주당으로 돌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명계 의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지난 9일 정청래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친명계이자 당내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인 장경태 의원과 양이원영 의원까지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당시 이 의원의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박찬대 의원이나 처럼회 소속 이수진 의원 등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친명계 외에는 계파 갈등 극복을 선언한 3선 서영교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친문재인계에선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과 국민소통수석 출신 윤영찬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고위원 경선에 참여한 친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이 의원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이른바 '이심(李心)'에 구애하면서 당대표 후보인 이 의원과 최고위원 후보를 한 데 묶는 '줄투표' 선거운동이 전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양 의원은 11일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은) 비록 패했지만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이라는 자산이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을 중심으로 개혁할 수 있는 유능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전면에 배치돼야 한다"며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도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은 아직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의원이 당대표 선거 출마를 확정 짓고 지지층 결집에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이 의원은 6·1지방선거 이후 첫 지방 방문 일정으로 민주당의 지지 텃밭인 호남 광주를 찾았다. 이날 이 의원이 지지자들과 만나 "모든 결과는 이재명의 부족함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멈출 수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당권 도전에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지층과 활발히 소통하며 당원 가입을 적극 독려하는 '밭갈이'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과 10일 새벽 두 시간 가량 자신의 SNS를 통해 지지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당원 가입 및 홍보를 적극 요청했다. 이 의원은 주위에 당원 가입을 권유했다는 지지자들의 글에 "감사하다"고 답하며 이미 당원에 가입했다는 지지자에게는 "댓글 정화, 커뮤니티 활동 등을 할 수 있다"고 권유했다.
이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전당대회 대진표가 완성되고 있지만 정작 이 의원은 출마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침묵을 비판하며 빨리 출마 선언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설훈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만류와 염려에도 출마를 결심했다면, 하루빨리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하라"고 이 의원을 직격하며 "지금 당의 정치인들이, 그리고 당원들이 이야기해야 할 것은 이 의원의 출마 여부가 아닌 '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과 18일 이틀 간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후보자 등록 일정에 맞추어 이번 주 후반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후 29일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쳐 본선에 진출할 후보자가 확정된다. 본선에 나서는 당대표 후보자는 총 3명, 최고위원 후보자는 총 8명이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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