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상장 예비심사 탈락..'풋옵션' 분쟁이 발목 잡아
한국거래소가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교보생명에 대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한 결과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금융권에서는 최대 주주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2대 주주인 어피니티 사이 ‘풋옵션(특정 조건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 분쟁이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 분석한다. 주주 간 분쟁이 있는 경우 지배구조의 안정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하는 회사는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송 등이 없는 경영 안정성이 입증돼야 한다.
앞서 교보생명은 2018년에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당시 어피니티와의 분쟁이 국제 중재로 이어지면서 상장 절차가 중단됐다. 이에 지난해 교보생명은 3년여 만에 IPO에 도전해 올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어피니티가 지난 2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상대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풋옵션 의무 이행을 요청하는 2차 중재를 신청함에 따라 상장 심사 과정에서 ‘경영 안정성’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양 측은 현재 풋옵션 이행 의무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어피니티는 신 회장이 직접 선정한 평가기관을 통해 산출된 공정시장가격(FMV)을 기준으로 풋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보생명은 지난해 9월 ICC가 1차 중재를 통해 “신 회장이 어피니티가 제시한 어떤 가격으로도 풋옵션을 매수할 의무도 없을 뿐더러 손해배상이나 이자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정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예비심사 미승인에 대해 어피너티 측은 “교보생명이 무리하게 IPO를 추진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반응했고 교보생명은 “교보생명 주주의 약 3분의 2가 IPO에 찬성했음에도 어피니티의 일방적인 반대로 무산된 이번 결정이 안타깝다. 하루속히 주주 간 분쟁을 마무리하고 재차 IPO를 추진할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홍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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