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 시청사 건립 재추진"..박남춘 지우기 본격화?
유정복 인천시장이 11일 “시청사 신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남춘 전 시장이 재정 부담을 이유로 장점 중단한 계획이다. 지역 정가에선 ‘인천시의 박남춘 지우기’가 본격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정복 “시청사 신축하겠다”
유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실을 방문해 “시청 신관이 오피스텔 건물에 입주해 시민과 공무원의 불편이 크다”며 시청사 신축 계획을 밝혔다.인천시 청사는 1986년 11월 남동구 구월동에 건립됐다. 인천시 인구가 당시 12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늘고, 공무원 수도 증가하면서 사무 공간이 부족해 인천시 공무원의 20~30%가 다른 공간에서 더부살이했다.
유 시장은 첫 임기 때인 2016년 본청 건물 운동장 북쪽에 2148억원을 들여 17층 규모의 신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취임한 박 전 시장은 2019년 “재정 부담이 크다”며 신청사 건립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대신 지난해 3월 시청사 앞에 있는 지하 6층·지상 18층 규모의 오피스텔 건물 중 10개 층을 265억원에 매입해 신관으로 사용해 왔다. 현재 시청 전체 공무원의 30%인 630여명이 이곳에서 근무한다.
유 시장은 이날 신관을 직접 방문해 둘러본 뒤 이런 결정을 기자들에게 알렸다. 그는 “신관의 엘리베이터가 부족(3개)해 1층에서 사무실에 도착하는데 20∼30분씩 걸리는 실정”이라며 “건립한 지 40년 가까이 되는 청사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곳은 전국에서 인천시청과 강원도청 2곳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사 문제가 해결되면 직원들의 근무 여건 개선은 물론 시민들에게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며 “현장 실태 파악 후 효율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핵심 사업 추진 위한 최소한의 기구·인사 개편”
앞서 유 시장은 취임 전인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민참여예산제나 지역 화폐 ‘인천이음 카드’의 캐시백 축소 등 박남춘 전 시장 시절 정책 일부에 대한 축소·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실태 분석을 철저하게 한 뒤 개선·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이날 정무부시장과 행정부시장의 소관 부서 정비, 정무부시장의 명칭·기능 변경과 핵심공약 추진을 위한 전담기구 설치 등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 했다. 유 시장의 핵심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 ‘뉴 홍콩시티 건설’ 등을 전담하는 기획단 등이 시장 직속으로 신설된다.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도 추진한다. 유 시장은 “민선 8기 핵심사업 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기구와 인사 개편을 중심으로 할 예정”이라며 “시 산하 공공시설 등을 전면 실태조사 후 기능 재배분, 통합, 재배치 등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시장 지우기’ 분석에 “문제점은 개선해야”
지역 정가에선 유 시장이 본격적인 ‘박남춘 지우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박 전 시장이 뒤집은 유 시장 정책 중 하나가 ‘시청사 신축 계획’이었다”며 “유 시장이 박 전 시장의 시정을 파악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시정혁신단’을 꾸리는 등 변화를 강조하고 있으니 여러 면에서 박 전 시장과 다른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유 시장은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좋은 것은 발전시키자는 주의”라며 “신관에 대한 불만이 많아 직접 현장을 방문해 의견을 낸 것이지 ‘전임 시장 지우기’는 너무 앞선 생각 같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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