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남아 결사항전 준비하는 '친이(親李)대'.."전당대회 막겠다"

최민지 2022. 7. 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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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최고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상선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후 수습책을 둘러싼 당내 목소리가 분분한 가운데 ‘친(親) 이준석계’ 인사들은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제안한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며 이 대표의 복귀를 준비하는 쪽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 등으로 윤리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추가적인 당 내홍이 발발하는 것을 막는 대신 이 대표나 지도부의 사퇴를 전제로 하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은 적극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장 먼저 직무대행 체제에 찬성하고 나선 이 대표의 우군은 당 지도부인 정미경 최고위원과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이다. 직무대행 체제라면 이 대표의 공석 상황을 일종의 ‘사고’로 간주하기 때문에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개최할 필요가 없다. 이들은 이 대표의 징계가 결정된 8일 오후 권 원내대표가 주재한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에 참석해 직무대행 체제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회의 직후 논의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이 대표를 만난 정 최고위원의 경우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 등으로 징계에 불복하겠다는 것을 만류하기도 했다고 한다. 정 최고위원은 11일 중앙일보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처럼 ‘6개월간 누명을 벗고 돌아오는 게 최선’이라고 이 대표를 설득했다”며 “당의 혼란을 극복하고 수습하는 데 다 도와야 한다는 취지”고 말했다. 다만 “(당 지도부 사퇴 등을 전제로 한) 비대위 체제 전환 등의 의견이 나오게 되면 우리도 이 대표를 말릴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 역시 조기 전당 대회나 비대위 체제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당헌 당규에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려면 당 대표의 궐위 상황이어야 한다고 정확히 명시돼 있어 이는 (이 대표가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며 “비대위 체제 역시 당 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 등 두 가지 조건이 있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최고위원들이 총사퇴를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의 사퇴 이후 거취가 주목됐던 국민의힘 내 친이계로 분류되는 한기호 사무총장, 허은아 당 수석대변인, 김형동 원내 수석대변인 등도 직을 유지하며 이 대표 엄호에 나선 분위기다. 한 총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설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앞으로 이런 당 대표는 없을 것”이라며 이 대표를 옹호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주도한 대변인 선발 오디션 ‘나는 국대다’ 출신으로 일명 ‘이준석 키즈’로 불린 박민영 대변인은 중앙일보에 “이 대표 징계 전까지는 함께 직을 내놓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한 적도 있지만, 이젠 조기 전대를 막기 위해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출범을 이끈 혁신위원회도 지금으로선 흔들림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조해진 혁신위 부위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징계를 받으면서 이 대표가 발족한 혁신위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단 시각도 있다’는 지적에 “이 대표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들 혁신위에 힘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혁신위 활동에도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친이 인사들이 이 대표의 자리를 지키는 데 힘을 보태면서 향후 당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내에선 윤석열 정부의 개혁 정책이 집중될 집권 초기 6개월간 여당 대표의 공백 기간이 너무 길다는 이유로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중징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초선·재선·중진회의 및 오후 3시 의총 등 잇따라 열며 당 진로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의원들의 내부 의견에 따라 이 대표의 대응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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