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탓".. 대통령실,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중단'

유창재 2022. 7. 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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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방식 전환검토에도 경호처 등 반대로 중단 결정.. '지지율 하락' 원인 지목되기도

[유창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8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파격 소통'으로 평가 받았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doorstepping)이 취임 두 달여 만에 잠정 중단됐다. 대통령실은 용산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사이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들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11일 오전 공지를 통해 "국민소통관 기자실에서 코로나가 확산됨에 따라 다음과 같이 공지한다"면서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이날(11일)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출근했다. 윤 대통령이 오전 중 외부 일정이 없는데도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건 취임 이후 처음이다.

대변인실은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외에도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한 조치로 ▲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 가급적 최소화 ▲ 대변인 브리핑 가급적 서면브리핑 중심 진행 등도 예고했다.

대변인실은 그러면서 "그 대신 대통령 행사의 영상과 사진 등은 전속(대통령실 직원)을 통해 신속히 제공하겠다. 또 기자들 궁금증을 수시로 받아 최대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알렸다. 또한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 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며 "그만큼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기자 여러분들의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출입기자단 내에서 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밀접접촉자까지 포함하면 두 자릿수로 감염이 확산되는 추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실 핵심 참모 중 일부도 본인 혹은 가족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대통령실 내부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결국, 윤 대통령과 다른 사람 간의 직·간접적인 접촉을 줄이려는 취지에서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앞서 대통령실과 기자단은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유지하기 위해, 소수의 기자가 기자단의 질문을 취합해 대표로 대통령과 마주하는 등의 풀 취재 방식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호처 등에서 반대하면서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확산 예방' 외 다른 이유?... "대통령, 준비 안된 채 답변" 47.3%

한편,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결정 배경에 '코로나 확산 예방' 외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즉흥적인 답변을 하면서 부처 간 정책 혼선 과정이 드러나거나 정치적 논란이 과열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도 평가됐다.

11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결과가 대표적 사례다. 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응답률 6.3%)에게 '윤 대통령의 출근길 기자단 문답에서 논란거리나 행정부 내 정책 엇박자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대통령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답변하기 때문"이란 의견이 47.3%에 달했다. 응답자의 과반 가까이가 대통령의 즉흥적 답변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셈.

그 뒤를 이은 것은 "격의 없고 솔직한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24.2%), "주요 정책이나 인선을 두고 내부의 소통 혼선이 실재하기 때문(14.0%), "참모진의 보좌가 부족하기 때문(6.3%)", "기타 다른 이유(4.7%)" 순이었다. (무선 100%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대통령실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잠정중단'을 알린 시점은,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과거 제자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전력이 드러난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 다음날이었다. 만약, 도어스테핑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윤 대통령에게 송 후보자의 자진사퇴 및 거듭된 인사 실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관련기사 : 송옥렬 후보자 물러나... 윤석열 정부 인사낙마 4호 http://omn.kr/1zqss).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국정지지율 하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대통령의 돌발발언' 탓에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누구보다 도어스테핑을 하고 싶어 한다"면서 "순전히 (코로나) 감염 확산 예방 차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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