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개장 2달 지났지만.. 선사박물관 건립은 '감감'
[한림미디어랩 조중만]
▲ 춘천 중도 내 생태공원 비닐하우스에 보관중인 지석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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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청동기 시대 유적지로 평가되는 춘천 중도에서 발굴된 지석묘가 레고랜드 건설 과정에서 인근으로 옮겨졌지만, 4년여 기간이 지나도록 비닐하우스 시설에 보관중이며 박물관 건립은 아직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이 공개한 2022년도 제5차 매장문화재분과 위원회 회의록에 수록된 선사박물관 및 청동기 공원에 대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유적공원과 박물관을 설립하기 위해 약 327억 원의 사업비가 책정됐으며 사업기간은 2025년 9월까지이다. 이런 선사박물관 등의 건립 조건 하에, 선사시대 유적의 유물들이 인근 박물관으로 옮겨지고 레고랜드가 현재의 자리에 들어섰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 4조에 따르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아래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은 원형이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보호되어야 하며, 누구든지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을 조사·발굴하여서는 아니 된다.
대통령령에 따르지 않고는 매장문화재를 이전할 수 없다는 법 조항에 대해 강원중도개발공사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허가로 옮겨진 것이니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문화재청과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중도 유적지에서 발굴된 비파형동검 및 금제이식 등 금속유물 및 다양한 토기·석기류 8144여 점은 출토 후, 국가 귀속돼 춘천국립박물관으로 이관돼 있다.
문제는 허가의 조건인 박물관 건립이 예산 확보도 안 된 상태로 지석묘가 4년여 넘게 야외에 임시 보관되고 있는 현실이다. 유물 발굴작업이 완료된 지난 2017년 11월 이래 원 자리에서 옮겨져 야외에서 비닐하우스를 씌워 보관 중인 지석묘는 사적 가치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동양고고학연구소에서 발간한 춘천 중도유적의 학술적 가치와 성격 규명을 위한 학술회의 논문집에 따르면, 대부분 청동기시대의 유적인 중도 유적은 우리나라 단일 구역 내에서 발굴된 최대의 유적이며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
한국고대사탐구학회에서 발행한 <한국고대사탐구 21집>의 춘천 중도의 고대 공동체사회는 지석묘에 대해 "열상과 방향성을 갖추고 대소별로 매장해 위계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이 당시 사회가 계층화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증거로 평가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측은 "1년에 한번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방문, 선사유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온도와 습도 등 관리는 "강원중도개발공사측에서 맡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석묘를 이전 복원키로 한 선사박물관 건설이 언제 이뤄질지 현재로선 묘연한 상태다. 선사박물관 및 청동기 공원에 대한 사업계획에서 1단계 사업은 '2022년까지 유적공원 기초공사 및 경관조성 추진'이다.
강원중도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기초부지는 마련돼있고, 경관은 지금 초본류의 식물로 경관 조성을 해놨다"면서 "유적공원 1부지에는 보리, 2부지에는 코스모스가 심겨져 있고 중간 연결공원은 이미 조성돼 있다"고 1단계 진행 상황를 설명했다.
▲ 2022년도 제5차 매장문화재분과 위원회 회의록에서 발췌한 사업계획표. |
ⓒ 문화재청 |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레고랜드는 개장을 했지만 그 레고랜드 건설부지인 중도에서 발굴된 유물과 지석묘를 전시할 선사박물관과 청동기 공원의 건립에 관한 예산도 확보되지 않았고 시공사도 아직 안 정해졌다는 말이다.
개발공사 측은 "사업을 진행하려면 예산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 돈은 국비든, 지방비든, 회사 비용이 됐든 어떤 식으로도 수백억 원의 돈이 확보돼야 한다. 사업비를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에 있다"고 답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내 아버지 역사는 나의 소중한 보물이고, 나의 역사 또한 내 후손에게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춘천 중도의 선사시대 유적지는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자 자긍심이다.
우리는 유적과 유물을 고스란히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고, 그 누구도 유적과 유물을 함부로 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 유구한 세월을 겪어 낸 우리의 귀한 문화재가 잘 보존되고 전시될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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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조중만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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