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포스트 이준석' 체제 조기 전당대회 두고 '친윤계' 셈법 복잡

이영수 2022. 7. 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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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조기 전당대회 불가.. 직무대행 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고려
정진석‧김기현, 조기 전당대회에 힘실어
김기현‧안철수‧장제원, 차기 당권 위해 세 모으기 나서
이준석, 모든 일정 취소하고 참모들과 대책 논의
사상 초유의 ‘당대표 징계’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이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지도부 체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국민의힘 제공

사상 초유의 ‘당대표 징계’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 내 차기 당권을 노린 권력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친윤석열계(친윤계) 내부에서조차 향후 지도부 체제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이 대표가 자진 사퇴하지 않는 이상 조기 전당대회는 불가능”과 “새 당 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 등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8일 이 대표 징계 결정 직후 당 대표 직무대행을 선언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현 상황을 당 대표의 ‘궐위’ 상태가 아니라 6개월간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고’ 상태로 보고 전당대회 개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직무대행 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권 원내대표는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지면 아직 임기가 남은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고 출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유리하다. 권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 또한 그를 사실상의 ‘원톱’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반면, 당대표를 노리는 김기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삶을 챙기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하려면 임기응변 차원의 시스템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조기 전당대회에 힘을 실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집권 여당의 지도 체제는 늘 안정적으로 확립돼야 된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강조했다. 

지도 체제를 놓고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물밑에선 당권주자들의 활발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이 대표의 징계가 결정된 바로 다음날인 9일 지지자 1천여명과 산악회 모임을 열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춰 섰던 ‘여원산악회’가 2년 7개월 만에 다시 출발했다. 1100여 회원이 버스 23대에 나눠 타고 경남 함양 농월정으로 향했다”는 글과 함께 회원들과 함께한 사진을 올렸다. 

또한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도 각각 12일과 13일에 공부 모임을 여는 등 세 모으기 대결 양상을 펼치고 있다.

안 의원은 12일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첫 토론모임을 진행한다. 김형태 김앤장 법률사무소 수석이코노미스트(전 자본시장연구원장)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연사로 나선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발전, 감염병 대응, 연금개혁 등에 대해 매주 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원내대표를 지낸 김 의원도 13일 자신이 주도하는 의원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 에서 박근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관여했던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가 ‘경제위기 극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새미래는 20일 세 번째 모임을 열고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초청해 민생경제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선 고물가·고유가·고환율 등으로 민생 경제의 파탄 속에서 집권 여당이 권력 다툼에 골몰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 대표 징계 결정을 “조폭 같다”고 하며 친윤계와 윤리위를 맹비난했다. 

유재일 대전대 교수는 “현재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으로서의 권위나 위계질서가 형해화됐다”며 “집권당이 취약하면 협치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좀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라”며 징계 수용을 권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참모들과 대책을 논의하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11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초선, 재선들은 물론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별도 모임을 가진 뒤 오후 의총에 참석할 예정이어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을 놓고 의총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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