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 참의원 선거 압승.. 아베 숙원 개헌 속도낼 듯

백재연 2022. 7. 1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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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지 이틀 만인 1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아베 전 총리가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여겼던 만큼 추모 분위기에서 헌법 개정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한 동정 여론으로 여당의 압승이 예상됨에 따라 그가 주도했던 헌법 개정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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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4당' 참의원 ⅔ 확보 확실시
우경화·韓日관계 냉각 우려 속
온건파 기시다에게 힘 실릴 수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가 치러진 10일 자민당사에서 굳은 표정으로 당선자 이름 옆에 꽃을 붙이고 있다. 일본 여당은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불과 이틀 전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애도하기 위해 묵념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지 이틀 만인 1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아베 전 총리가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여겼던 만큼 추모 분위기에서 헌법 개정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날 출구조사와 정세분석을 통해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여당이 투표 대상 125석의 과반선인 63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자민당, 공명당 및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4당이 총 82석 이상을 얻을 것이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4당이 82석을 얻으면 총의석은 참의원 전체 248석 중 3분의 2를 넘게 돼 헌법 개정 발의를 할 수 있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한 동정 여론으로 여당의 압승이 예상됨에 따라 그가 주도했던 헌법 개정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여당인 자민당은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 ‘내년부터 5년 이내에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에 필요한 예산 수준의 달성을 목표로 한다’ ‘탄도미사일 공격을 포함해 우리나라를 향한 무력 공격에 대한 반격 능력을 보유해 공격을 억지하고 대처한다’ ‘헌법 9조에 자위대 존재 근거를 명시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해 조기 실현한다’는 내용을 담은 제안을 공식 제출했다. 이는 아베 전 총리와 그의 측근들이 주도해온 주장들이다. 이런 자민당의 제언은 참의원 선거 공약에 그대로 담겼다.

일반 국민의 개헌에 대한 지지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지난 3~4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행 헌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56%로 전년 대비 11% 포인트나 상승했다. 1차 아베 내각에서 후생노동상을 역임한 국제정치학자 마스조에 요이치는 도쿄신문에 “반아베 입장을 취했던 사람도 (그에 대한 반대, 비판 등을) 입에 올리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일본이 빠르게 우경화될 경우 한·일 관계는 물론 한·중 관계도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예측된다. 니혼게이자이는 “불안정한 시기에 일본에서는 더 극단적인 반한·반중론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유권자들이 선거일인 10일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는 모습.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동정 여론이 쏟아지면서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이전보다 상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구심력을 잃은 아베파의 힘이 약해져 기시다 총리에게 힘이 실릴 경우 일본이 한·중을 향해 유화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아베 전 총리가 이끌고 있던 아베파는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이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기시다파’는 자민당 내 4위 파벌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하면서 당내 역학 관계도 크게 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와 달리 온건파, 비둘기파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 그는 올 1월 한국이 강하게 반대했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보류하려다 아베 전 총리의 압력에 추천으로 급선회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박진 외교부 장관의 일본 방문에서 일본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향후 한·일 관계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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