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범 "어머니가 빠진 종교에 아베가 영상 보내 범행 결심"

백재연 2022. 7. 1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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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총리가 그 종교단체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서 죽이려고 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아베 전 총리 살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다니던 종교'가 범행 동기라고 밝혔다고 10일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 때문이 아니다"며 "아베 전 총리가 종교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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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에서 밝힌 '범행 동기'
"어머니의 거액 기부로 가정 파탄"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10일 일본 나라현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그는 불만을 품은 특정 종교 단체에 아베 전 총리가 연관돼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P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그 종교단체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서 죽이려고 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아베 전 총리 살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다니던 종교’가 범행 동기라고 밝혔다고 10일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 때문이 아니다”며 “아베 전 총리가 종교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야마가미는 이 종교단체의 지도자를 노리려고 했으나 접근이 쉽지 않자 살해 대상을 아베 전 총리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종교단체의 이름을 언급하며 “어머니가 신자로 거액을 기부해 파산했다”며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원망해 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단체는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 생긴 종교단체다. 아베 전 총리는 해당 종교단체 대표들이 설립한 민간활동단체 행사에 영상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종교단체에 따르면 야마가미 어머니는 이 단체의 신자로 등록돼 있다. 이 종교단체 홍보 관계자는 도쿄신문에 “(야마가미 어머니가) 오랜 기간 신자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경제적인 사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야마가미는 1981년 3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야마가미가 어릴 적에 갑자기 사망하면서 어머니가 회사를 물려받았다. 이후 어머니가 종교 활동을 시작하면서 해당 종교단체에 상당한 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는 2002년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으며 2009년에는 운영하던 회사 또한 문을 닫았다. 야마가미의 친척은 아사히신문에 “야마가미 남매가 자신에게 전화해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토로했었다”며 “야마가미가 종교단체를 계속 원망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야마가미는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 뒤편 6~7m 거리에서 총을 두 번 쏘았다. 아베 전 총리가 총알에 맞았을 뿐 아니라 약 20m 앞 도로변에 세워져 있던 선거 유세차에서도 탄흔으로 보이는 구멍이 여러 개 발견됐다. 경찰은 이 탄흔을 유탄 자국으로 보고 있어 사제 총의 위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야마가미는 “총은 수개월 전 만들었고, 부품과 화약류는 인터넷에서 구입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야마가미의 자동차에서는 구멍이 여러 개 뚫려있는 다수의 나무판자도 발견됐다. 야마가미는 경찰 진술에서 나무판자를 시험용 사격에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야마가미는 범행 전날인 7일에는 나라시에서 210㎞ 떨어진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에서 열린 아베 전 총리 유세 현장에도 간 것으로 파악됐다. 야마가미는 “살해하기 위해 총을 만들어 (아베 전 총리의) 유세지를 따라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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