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 공무원 사살한 北 '7시간 감청' 원본도 지웠다"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씨가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그의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내용과 관련한 군사 비밀 정보 40여 건이 삭제된 데 이어 그 과정을 감청한 파일 원본도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서해 군 감청부대의 감청정보(SIㆍ특별정보) 원본파일이 2020년 9월 지워졌다.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조처”라며 “현재 경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군 정보 당국은 신호정보(전자신호와 통신 등으로부터 획득한 정보) 전문 사령부를 두고, 전방과 가까운 지역에 감청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해의 감청부대는 2020년 9월 22일 7시간 동안 이씨가 사살되고 시신이 소훼되는 과정을 파악했다. 지워진 SI 원본파일은 북한군 통신 감청을 녹음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감청 정보 원본파일 삭제는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ㆍ밈스)의 군사 비밀들이 내려진 즈음 일어났다”고 귀띔했다. 이씨 살해 다음 날인 9월 23일 새벽 1시와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두 차례 관계장관회의가 잇따라 열린 뒤 밈스의 군사 비밀 40여건이 삭제됐다.
군 관계자는 “현지 감청부대에선 수시로 이전 자료를 참조해야 할 상황이 있기 때문에 SI 원본파일은 보존기간이 있다. 이를 어기면서 일찍 삭제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시 군 당국이 이씨의 자진 월북과 반대되는 정보를 없애기 위해 밈스에 이어 SI 원본파일도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감사원과 군 자체의 조사가 벌어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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